손학규 "안철수 제안 거부"…안, "이해하기 어려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지도부 교체 제안'을 28일 거부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전 대표가 돌아왔지만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자는 제안에 손 대표가 이견을 보이면서 내홍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지도부 교체 요구를 받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1.28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지도부 교체 요구를 받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1.28 yatoya@yna.co.kr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가 어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 '전 당원 투표를 하자'고 한 것은 (그동안) 유승민계 의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저를 내쫓으려고 한 것과 같다”며 “그건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이) 당대표실에 와서 나를 만난다는 게 정치적인 예우 차원이라고 생각했지 '물러나라'고 하는 일방적 통보,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최후통첩'이 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며 “오너가 CEO 해고 통보하듯 말이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상당히 당황했다. 제가 안 전 대표에게 기대했던 것은 당의 미래에 대해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칠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곧바로 제 퇴진을 말하는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위원장을 자기가 맡겠다는 것이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당권 투쟁을 위해서 '손학규 나가라', 그 수단으로 전 당원 투표제를 얘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권 장악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 복귀 전에는 '돌아오면 전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하지 않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손 대표는 “전권을 내려놓는다는, 그런 말을 썼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안 전 대표가 당을 위해서 총선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 권한을 주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안 전 대표는 손 대표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정치는 책임”이라며 “당이 위기상황이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당원들의 뜻을 묻자고 한 제안에 대해서 왜 당대표께서 계속 회피를 하시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지금까지 고생하셨기 때문에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전 원래 그렇게 무례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이야기는 내일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이에 앞서 귀국 후 처음으로 당 소속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당 재건 방향 등을 논의했다.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안 전 대표는 회동 후 “어떤 결론이 난 것은 없다”며 “각자가 가진 생각이 조금씩 틀리다. 대화의 장을 통해서 그런 생각들도 하나씩 맞춰가는 시간이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독자적으로 신당을 창당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오찬에 참석한 주승용 의원은 “(행사 중에)안 전 대표는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 신당을 만들어야겠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와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