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나노 강소기업들이 국제 나노기술 전시회에 참가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29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나노텍 2020'에서는 국내 12개 기업이 참여해 한국의 나노 기술을 선보였다.
31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나노테크는 올해로 19년된 나노 전문 전시회다. 나노 단위의 소재서부터 가공기술, 측정분석 등 나노 관련 기술이 총 망라돼 글로벌 전시회로 발전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총 420여개 업체가 600부스를 꾸려 참가했다.
아모그린텍은 차세대 전력반도체용 접합 소재를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전력반도체는 실리콘 기반에서 실리콘카바이드(SiC)로 발전하는 중이다. 전력 효율이 높고 열에 강한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전기자동차 시대가 개막하면서 SiC 반도체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SiC 반도체는 300℃ 이상 고온에서도 작동한다. 그러나 이 같은 온도에서는 반도체 실장에 사용된 소재들(주로 주석을 사용)이 녹아 액체로 변할 수 있다.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게 된다는 얘기다.
아모그린텍은 이에 은나노를 활용했다. 녹는점이 960℃에 달하는 은(Ag)을 소재로 사용해 전력반도체가 정상 작동할 수 있게 돕는다. SiC 반도체용 접합제는 현재 국내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품목이다. 양산 중인 기업도 손에 꼽힐 정도로 극소수다. 아모그린텍은 페이스트와 필름 타입 두 가지 형태를 개발하고 이번 전시회서 최초 공개했다.
아모그린텍 관계자는 “SiC 전력반도체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접합제에 대한 국산화 요구가 있어 지난해 초부터 개발을 시작했다”며 “페이스트의 경우 현재 양산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터리 성능 향상에 중요 소재로 주목 받는 탄소나노튜브(CNT)도 국내 기업이 경쟁력 이는 제품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제이오는 세계 최초 상용화한 'TW(Thin Wall) CNT'를 중점 소개했다. CNT는 단일벽(SW)과 다중벽(MW)으로 분류되는데, 제이오 제품은 단일벽 CNT 만큼 우수한 특성을 내면서도 가격은 다중벽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이다.
CNT는 구조적·전기적·화학적·열적 특성이 우수해 산업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기초 소재다. 특히 전기전도성이 뛰어나 배터리 분야에서 각광 받고 있다. 충·방전 효율을 높이고 출력을 강화할 수 있어 배터리 성능 향상,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단일벽 CNT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1㎏이 수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반면 TW CNT는 유사 성능에 대량 생산이 돼 가격경쟁력이 앞선다. 일본이 CNT 강국이지만 양산에서는 속도가 느려 국내 산업계에도 기회가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브이에스아이(VSI)는 CNT를 이용한 정전기 제거 장치(제전기)를, 도은은 광학용 표면 특수 코팅 재료 등을 선보였다.
한편 올해 나노테크는 올림픽 준비 영향으로 전시 공간이 축소돼 전체 규모가 작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전시 전체 테마는 '초스마트 사회를 실현하는 나노테크놀로지'다.
도쿄(일본)=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