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투자와 엔젤투자 실적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벤처투자 역시도 최고 기록 경신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모태펀드 정부 출자 예산만도 1조1065억원에 이른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도 이미 지난해 출자 기록을 넘어섰다. 4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의 벤처펀드가 초기 창업기업과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분야에 성장 자금을 집중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9일 발표한 2020년 모태펀드 출자 계획에는 총 1조9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펀드 결성 계획이 핵심으로 담겼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올해 신규 편성된 예산 8000억원과 회수재원 1000억원을 출자한다.
특히 출자재원 절반 이상인 5200억원은 창업 초기 기업 지원을 위한 펀드 출자금으로 쓰인다. 총 92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창업초기·청년창업·지방·여성 등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나머지 3800억원은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을 지원하는 도약(점프업)펀드 재원으로 쓰인다. 총 9500억원 규모 도약펀드를 결성하는 것이 목표다.
중기부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등 여타 부처도 모태펀드에 2265억원을 올해 출자할 예정이다. 중기부와 전 부처 예산을 모두 포함한 모태펀드 전체 예산 규모는 1조1065억원에 이른다. 각 부처의 회수재원을 더할 경우 출자 규모는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중기부가 벤처캐피털(VC) 10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벤처투자 계획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지난해 4조2777억원을 웃도는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정부 출자 예산이 지난해 4920억원에서 1조1065억원 수준으로 2배 이상 증가한 만큼 올해에도 벤처투자 실적 신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중기부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 모태펀드 편성에 맞춰 추가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다음 달 중으로 'K-유니콘 프로젝트'를 통해 유니콘 후보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도 역대 최대 규모의 벤처펀드 출자금 공급이 예고되면서 벤처투자업계에서는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펀드 결성을 위해 필요한 금융회사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민간 금융기관과 연기금 및 공제회의 출자는 전년에 비해 각각 4899억원, 4390억원이 줄었다.
연내 차등의결권을 제도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되고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인수합병(M&A)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는 국내 회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박 장관은 “벤처투자 시장에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굳이 기업들이 상장에 큰 매력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설립자 입장에서는 차등의결권 제도를 제한적으로 도입해주면 M&A를 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되는 만큼 차등의결권 제도를 올해 제도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