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3300억원을 투입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100대 핵심 품목 연구개발(R&D)에 본격 착수한다. 지난해 7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계기로 촉발된 소부장 국산화가 계획에서 실행으로 옮겨지는 의미 있는 단계로, 산업기술 경쟁력 향상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0대 핵심 품목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소부장 기술개발사업'을 통합 공고한다고 밝혔다. 오는 3월 주관기관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며, 약 1000여개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가 공고한 사업은 총 3300억원 규모의 △소재부품 기술개발 △기계산업핵심 기술개발 등이다. 공급망 안정화의 핵심 소재부품 기술개발 지원에 2718억원, 정밀가공장비·기계요소부품 기술개발 및 실증에 578원을 각각 책정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과제기획에 착수, 100여 차례 이상 산업계 전문가 및 수요·공급기업 의견수렴과 공청회를 거쳐 지원과제를 도출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중요도와 시급성이 높은 25개 품목을 선별해 추가경정예산으로 650억원을 우선 지원했다. 올해 예산은 나머지 100대 핵심품목 기술개발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산업 특성과 조기 기술개발 필요성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의 R&D가 필요한 경우에는 경쟁형·복수형 과제를 추진한다. 100대 품목 이외에 3D프린팅용 합금분말, 이차전지 관련 신소재 등 신산업 분야 소부장 기술개발도 지원한다. 이는 미래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산업부는 올해 소부장 100대 핵심품목 R&D 예산을 배분해 △반도체·디스플레이 315억원 △기계·장비 546억원 △금속 649억원 △기초화학 634억원 △탄소섬유 423억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개발이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15개 공공연구기관에 1400억원을 들여 100대 품목에 대한 테스트베드 구축도 병행한다.
모든 기술개발 과제는 산업부와 특허청이 함께 약 150억원 규모로 공동 IP-R&D를 지원한다. 기술개발과 연계한 특허분석으로 기존 특허를 피하면서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R&D 전략이다. 기술개발 시작단계부터 특허전략 전문가를 매칭, 글로벌 특허 동향을 분석하고 기존 특허를 회피하면서 국내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제별 맞춤형 특허전략을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 생태계 내에서 확산중인 수요·공급기업 간 협업 분위기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 수요·공급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소부장 공급안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정책을 흔들림 없이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 사업 주요 분야 기획 과제(안) >
* 과제수와 예산은 주관기관 선정 후 최종 확정 예정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