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본원 6동 지하 1층 정보보호연구본부 시연실. ETRI가 한창 개발하고 있는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을 시연하는 곳이다.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은 치안기술이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특정 지역 내 범죄 발생 가능성을 수치화 한다.
김건우 신인증 물리보안연구실장 안내로 살펴본 시스템은 지도와 해당 지역 내 CCTV 영상, 영상 속 인물 정보, 각종 범죄 통계 데이터가 한 눈에 펼쳐졌다.
흥미로운 것은 인물 정보였다. 영상 속 인물 모습을 캡처한 사진 옆으로 성별과 대략적인 나이, 선글라스·모자·가방 등 착용여부가 함께 출력됐다. 시각지능 기술을 활용한 판독 결과다.
김 실장은 “수십명까지 영상 속 인물을 판독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범죄 위험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영상 속 남성이 마스크나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면 조금 더 위험하다는 쪽에 무게 둔 것이다.
조상래 책임연구원은 “해당 시점이 밤이나 새벽인지, 인물이 또 다른 인물을 미행하는지 등 상황 요소도 함께 본다”고 했다. 실제로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되자 시스템 속 지도에 빨간색 원으로 해당 지역이 부각돼 보였다. AI가 위험을 감지했다는 의미다.
ETRI가 개발 중인 관련 부가기술도 볼 수 있었다. AI로 서로 다른 CCTV 영상 속 인물이 동일인인지 파악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그동안 사람이 수많은 CCTV 영상을 직접 확인하며 파악했던 인물 행적을 손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용의자나 위험인물 행적을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어 경찰 업무 효율과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도 함께 보여줬다. 영상 속 사람얼굴을 알아 볼 수 없게 자동으로 비식별 암호화하는 기술이다. 실제 기자가 카메라 앞에 서자 화면 속 얼굴이 바로 알아볼 수 없게 처리됐다. CCTV가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맹점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김건우 실장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기술 실증에 나설 계획”이라며 “현장에 적용되면 범죄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응도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