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가용자원을 결집하기 위해 이달 17일 시작할 예정이던 국가안전대진단을 잠정 연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예상되지만, 경제보다는 국민 안전에 우선을 두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당분간 신종 코로나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가진데 이어 수석·보좌관회의를 연이어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정 총리는 신종 코로나 관련 종합 상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바이러스가 △높은 감염력 △무증상 전파 가능성 △치료제 부재 등 기존 감염병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현 방역시스템 전반을 재평가하는 전방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분간 정부 가용자원을 신종 코로나 대응에 집중하고자 당초 예정된 '국가안전대진단(2월 17일~4월 17일)'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안전대진단은 2014년 세월호사고를 계기로 2015년부터 도입된 안전진단 프로그램이다. 행정안전부 등이 학교·도로·에너지 등 주요 시설을 매년 수십만 곳 점검한다.
이날 문 대통령과 정 총리는 2~3월중 악화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에 대비해 배출저감, 차량운행 제한 등을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2020년 생활SOC 추진계획'에 대한 논의도 했다. 정 총리는 2019년은 생활SOC 사업 추진의 토대를 구축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전년 대비 30%가 증가한 총 10조 5000억원의 예산으로 정책효과를 실감할 수 있도록하겠다고 보고했다. 복합화 대상을 추가 확대하고 도심 내 부지 확보가 용이한 학교 복합화를 중점 추진하는 등 사업을 본격화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수보회의에서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보다는 국민 안전을 우선에 두는 자세로 임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그간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데도 힘을 썼다. 청와대도 신종 코로나 대응에 따라 대통령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도 경제 관련 일정은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했다.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국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문 대통령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대응과 관련한 보상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와 관광업 등 피해를 입는 분야에 대한 지원 대책과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 관해서는 “출입국 관리를 보다 강화하고 엄격하게 통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선 이웃국가로서 지원과 협력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의 최대 인적 교류국이면서 최대 교역국”이라면서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나누고 연대할 때 진정한 이웃이 되고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공동취재 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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