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신규 R&D 과제, 범부처 팀플레이 활발

예타 신청 9개 중 5개 다부처 사업...융복합 신산업 대응력 강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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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신규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른 부처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 많아졌다. 원천기술에서 상용기술까지 전주기 R&D 체계를 구축하는 'R&D 이어달리기' 일환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지능형 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 융·복합 신산업 대응 R&D도 신규로 추진되면서 부처 간 협업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5일 정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이달 기준 산업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R&D 사업 9개 중 5개는 다부처 사업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형 R&D 사업에서 다부처 사업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산업부는 2018년 이후 다부처 대형 R&D 사업 추진을 확대하고 있다. 'R&D 예타로'에 따르면 2018년 산업부가 예타 지원한 사업 17개 중 4개가 다부처 사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1개 중 6개로 늘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비율로 R&D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원천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과기부와 함께 대응하는 대형 R&D 사업이 많아졌다. 초고난도 R&D 지원 사업인 'G-FIRST' 사업과 '나노융합2020' 사업 후속으로 추진하는 '나노2030' 사업,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은 산업부와 과기부가 공동으로 대응한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용후핵연료 관리 표준화 시스템 개발사업'은 두 부처가 보건복지부, 원안위 등과 공동 대응한 바 있다.

두 부처가 함께 과제를 추진하면서 기초연구에서 응용·연구단계까지 전주기 R&D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부는 통상 기초연구와 응용연구 초기 단계에 초점을 맞춘 기술성숙도(TRL) 1~4단계 과제를 담당한다. 반면에 산업부는 기술 상용화를 위한 응용·개발연구까지 포괄하는 TRL 3~7단계를 담당하는데, 이 중 TRL 5~7단계 과제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두 부처가 R&D를 연계하면 기술 기본원리 발견에서 시제품 제작까지 지원할 수 있는 전주기 R&D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R&D 기관 한 관계자는 “산업부와 과기부가 R&D 이어달리기 일환으로 3~4년 전부터 과기부에서 하던 원천기술 과제를 받아서 산업부에서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대형 R&D 사업이 추진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부처에서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 산업부가 다부처로 추진했던 사업은 자율주행, 자율운항선박, 지능형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에 떠오르는 신산업 분야다. 기술융합이 활발한 신산업 특성을 감안하면 특정 부처에서 전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대형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도 다부처 사업을 권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로 산업부가 단독으로 추진하던 공기산업 R&D는 예비타당성 조사 기술성평가 과정에서 환경부와 함께 추진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예비타당성 조사 심사 위원은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미세먼지 사업과 결합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R&D 사업이 대거 일몰되고, 대형 신규 R&D 사업이 다수 추진되는 상황에서 융·복합 R&D 추진 기조는 더 강해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율주행 등 신산업은 기술이 융합되기 때문에 특정 부처에서 다 담당할 수 없다”며 “원천기술 다음에 상용기술을 개발하는 수순으로 갈수도 있지만 공통으로 추진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