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수-한국당 신설합당 추진 결단 유승민 "총선 불출마, 공천권 포기"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과 신설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출입문을 나서고 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과 신설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출입문을 나서고 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1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재건을 위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한다. 새로운보수당과 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며 “합당 결심을 하면서 저는 오직 한가지, 국민의 뜻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보수가 힘을 합치고 다시 태어나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며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보수 뿌리부터 재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보수통합 3원칙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10월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 짓자'는 보수재건 3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탄핵 인정하고 탄핵의 강을 건널 때 비로소 보수는 정당성 회복 할 수 있다. 과거의 잘못 인정하고 반성해야만 보수는 문재인 정권의 불법을 당당하게 탄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껍데기만 남은 낡은 집 허물고 새집 지어야 보수 미래를 펼칠 수 있다”며 “3원칙 중 으뜸은 바로 개혁보수의 정신이다. 진정한 보수는 원칙을 지키되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보수는 한국 보수정치가 가야만 할, 결국 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길, 낡은 보수의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 위에 헌법가치를 지키고 시대정신을 추구하며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 개혁보수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의 기둥인 경제와 안보를 튼튼히 지키는 보수, 정의로운 사회,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보수, 자유와 평등, 공정과 정의, 인권과 법치라는 민주공화국의 헌법가치들을 온전히 지켜내는 보수, 이것이 바로 개혁보수”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보수당-자유한국당 신설합당 추진 및 총선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보수당-자유한국당 신설합당 추진 및 총선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깊었던 고민도 토로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은 개혁보수와 거리가 멀었다. 야당이 된 지난 3년 간 보수정치의 모습도 개혁보수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자유한국당은 변한 게 없는데 합당으로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합당 결심을 말씀드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솔직히 이 고민이 제 마음을 짓누르고 있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혁보수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건 저 자신을 내려놓는 것뿐”이라고 토로했다.

유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과 합당해도 당대표 같은 당직은 맡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동안 고생해온 당직자 전원은 고용승계를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는 “보수가 힘을 합치라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지만, 그와 동시에 개혁 보수를 향한 저의 진심을 남기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보수재건 3원칙 말했을 때 약속한대로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 일절하지 않겠다. 3원칙만 지켜라”라고 말했다.

또 “합당 이후 보수신당의 새 지도부에게 유일한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다”며 “무급으로 일해온 중앙당 시도당 당직자들이 보수 승리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고용승계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서는 “이제는 제가 달려온 길을, 제 부족함을 돌아보고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한 제 오래된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에 대한 저의 생각을 국민들께 알리려고 오랜 시간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돌아보면 20년 동안 하루도 쉼 없이 치열하게 달려오고 투쟁해왔던 것 같다”며 “어디에 있든 20년 전 정치를 처음 시작하던 마음으로 보수재건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