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11일 오는 4·15 총선의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겠다”며 “이분법적 사고 속에 서로 갈라져 끊임없이 반목하고 갈등하는 한국 사회가 통일을 향해 한 발짝 더 전진하는데 저의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려 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번 총선에서 한국당 후보로 지역구에 출마한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그를 첫 번째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으로 지목했다.
태 전 공사는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지역구 후보로 도전할 것”이라며 “서로 싸우기만 하는 것으로 통일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교류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거쳐 우리는 진정한 통일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제가 그 역할을 감히 맡아보고자 한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그것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체제와 정권의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 내의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옛 동료들인 북한의 외교관들,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는 제가 북한인권과 북핵문제의 증인이었듯이 북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증거가 될 것”이라며 “평생을 북한의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의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이번 총선에서 저를 선출해 주신다면,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신명을 바쳐 이 새로운 도전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태 전 공사는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문재인 정부는 저를 야당의 한 후보가 아니라 통일정책의 파트너로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저는 대한민국 정부를 믿고 신뢰한다”며 “전 정부에서 제 활동과 관련한 제 문제를 충분히 보장해주리라 믿고 싶다”며 경호 문제를 두고 언급했다.
다시 한 번 '선거 유세에서 경호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물음에 “경호 문제와 관련해서는 저는 정부의 조치와 정부에 대해서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에 도착한 날부터 시종일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야기했다. 현실적으로 모든 국민들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그 어떤 움직임이나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걸 다 목격했다고 생각한다”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견도 표명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공사께서 우리와 함께 나라를 위한 일을 하시기로 한 그런 결정에 대해서 환영한다”며 태 공사를 향해 “아마 수도권 쪽에서 공천이 될 거 같지 않냐. 그러면 저하고 함께 서울에서 협력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