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배터리 부족에 전기차 생산 일시 중단"…LG화학 배터리 사용

지난해 초 출시된 I-PACE 제조 타격
수요 예측.배터리 공급 문제 가능성
?LG화학 "고객사와 적시 공급 최선"

영국 자동차 업체 재규어가 배터리 부족으로 전기차 생산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규어는 LG화학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11일 “본사 확인 결과, LG화학 폴란드 공장에서 배터리를 제 때 공급 받지 못해 가동을 일시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동이 언제 재개될지는 모르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이 일시 중단된 모델은 재규어의 첫 순수 전기차인 '아이-페이스(I-PACE)'다. 5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지난해 초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출시됐다.

재규어 전기차 아이 페이스(I-PACE).
재규어 전기차 아이 페이스(I-PACE).

완성차 업체가 부품 부족으로 공장을 세우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중국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같은 불가항력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생산 중단은 사업에 큰 차질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재규어가 전기차 생산 중단을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데, 우선 수요 예측이 엇갈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배터리 주문 물량, 납품 시점 등에서 간극이 생겨 생산 계획이 영향을 받은 경우다.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품이 필수고, 부품은 미리 주문을 해놓아야 공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문 당시 시점과 제조 시점에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배터리 공급 쪽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재규어 측은 “LG화학 폴란드 공장에서 제 때 배터리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주 문제보다 배터리 공급에 더 원인이 있는 것처럼 강조한 대목이다.

폴란드 공장은 LG화학이 유럽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전략 거점이다. 2016년 착공을 시작해 2018년 1분기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LG화학은 재규어랜드로버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르노, 아우디, 포르쉐, 현대차 등을 전기차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했다. 이 중에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LG화학 폴란드 공장(연간 생산량 15기가와트시)에서 제조, 공급을 담당한다.

LG화학은 “고객사와 관련된 문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수주계약 및 차량 판매 추이 등 여러 고려사항들을 고객사들과 함께 협의하면서 적시에 경쟁력 있는 배터리를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자료: LG)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자료: LG)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