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4계절 가전으로 진화한 에어컨…구매 패턴도 변했다

[이슈분석]4계절 가전으로 진화한 에어컨…구매 패턴도 변했다

아직 추운 겨울이지만, 에어컨 시장은 벌써부터 뜨겁다. 주요 가전업체들이 1월부터 2020년형 에어컨 신제품을 연이어 발표하며 에어컨 판매에 돌입했다. 에어컨이 사계절 가전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 인식부터 사용패턴, 구매시기까지 모두 변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에어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다. 이제 더 이상 에어컨은 여름 가전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에어컨이 필수가전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2014년 63%에서 2019년 81%로, 5년 만에 18%P(포인트)나 상승했다. 혼수로 에어컨을 구매하는 비율도 2017년 48%에서 2019년 70%로 급증했다.

에어컨이 필수가전이 된 것은 지구 온난화 등으로 한여름에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이른 더위 등 이상 고온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에어컨의 진화도 필수 가전이 된 요인 중 하나다. 과거 에어컨은 여름에만 사용하는 냉방가전이었지만, 최근 에어컨은 사계절 사용하는 종합가전으로 진화했다. 냉방은 기본이고, 공기청정, 제습, 난방 등 다양한 기능을 더해 연중 활용도가 높다.

인버터 콤프레서를 갖춰 전력 효율이 대폭 향상된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능까지 갖춰 사용 편의성도 크게 개선됐다.

에어컨이 사계절 가전이 되면서 구매 시기도 변했다. 여름 외에도 필요한 제품인 만큼 신제품이 출시되면 바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다. 한여름 성수기에 주문이 집중되는 시기를 피하려는 경향도 눈에 띈다.

최근 에어컨 구매패턴을 보면 에어컨 비수기로 평가되던 1~5월 사이에 에어컨을 구매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었다. 삼성전자가 자사 에어컨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5월 사이에 에어컨을 구매한 비율은 2018년 38%에서 2019년에는 62%로 급증했다. 에어컨을 1~5월에 구매한 이유는 △6~8월에 사면 주문이 밀릴 것 같아서 △더워지기 전에 미리 구매해서 대비 △가격할인/프로모션 기회가 많아서 △6~8월은 원하는 재고가 없을 가능성이 있어서 등을 꼽았다.

전자랜드가 최근 3년간 에어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전자랜드의 지난해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은 2018년 1분기 대비 84% 증가했다. 2018년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은 2017년 1분기 대비 20% 늘었다.

매년 1월 에어컨 판매량도 성장세다. 최근 3년간 1월 1일부터 27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2018년 판매량은 전년 보다 47% 늘었고, 2019년에는 2018년보다 64% 늘었다.

전자랜드는 매년 여름이 빨라지고, 여름 성수기 에어컨 구매시 설치가 늦어지는 것을 에어컨 판매 증가 이유로 꼽았다. 최근 몇 년간 연초에 각 제조사들이 신형에어컨을 출시하며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도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겨울철에도 에어컨 구매부터 설치까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했다”면서 “신제품 프로모션을 잘 이용하면 연초에 에어컨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