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T 등 신사업과 콘텐츠, 광고 등 전 분야가 고르게 성장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올해는 톡보드를 비롯한 톡비즈(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와 해외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결제, 증권, 보험까지 융합하는 '머니 2.0' 전략을 펼친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8% 증가한 3조897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2016년(1조4646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전년(729억원) 대비 183% 성장한 2066억원이다.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까지 동시에 이뤄 냈다.
4분기 실적을 통해 이 같은 성장세 요인을 알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플랫폼 부문에서 톡비즈 매출이 4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채팅 페이지 광고인 톡보드의 안착과 선물하기 등 커머스 거래액 증가가 주요인이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톡보드는 지난해 10월 오픈베타 이후 광고주가 빠르게 유입돼 광고주를 3000개 이상 확보했다”면서 “일 평균 매출이 5억원 이상으로 늘어나는 중소형 광고주가 고무시킨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올해는 톡보드 광고주를 수만 개 수준, 장기로는 10만개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각각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커머스 가운데에는 선물하기 매출이 41%, 구매 이용자가 20% 각각 늘어났다. 여 대표에 따르면 전 연령대에서 구매자 수가 증가, 전 국민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4분기 신사업 매출(882억원)은 전 분기 대비 42%, 전년 동기 대비 95% 각각 증가했다. 카카오T 대리와 카카오T 블루 기반 택시 사업 확장, 카카오페이 결제액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머니 2.0 전략으로 신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선불충전 사업자라는 한계를 벗고 온전한 테크핀 사업자로 성장하는 게 핵심이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바로투자증권 인수 완료(카카오페이증권)로 기존 카카오페이 선불 충전 계좌를 실명 증권 계좌로 전환, 개설하는 작업이 시작됐다”면서 “다양한 증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 부사장은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면서 “카카오페이를 기반으로 결제, 증권, 보험까지 융합하는 머니 2.0 전략으로 국내 테크핀 산업 판도를 바꿔 보이겠다”고 의지를 내보였다.
2019년 4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한 423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게임, 뮤직, 유료콘텐츠(픽코마, 다음웹툰 등), IP 비즈니스(카카오IX, 카카오M 등)를 앞세워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여 대표는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일본 시장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성장하며 흑자 전환을 했고, 카카오페이지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인도를 비롯해 대만, 태국, 중국까지 K콘텐츠를 세계에 전파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여 대표는 “최근 엑스엘게임스 인수를 통해 하드코어 장르 개발력을 내재화했고 플랫폼, 퍼블리싱, 개발까지 모두 하는 사업자가 됐다”면서 “PC와 모바일 등 모든 영역에서 글로벌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표〉카카오 2019년 실적(단위:백만원)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