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코로나 위기...제주항공-이스타항공, 동남아 노선 통합 대응

[코로나19]코로나 위기...제주항공-이스타항공, 동남아 노선 통합 대응

제주항공이 인수를 위해 실사 중인 이스타항공과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수요 감소에 공동 대응한다. 동계시즌 동남아 일부 노선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인다.

양사 협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수 무산설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되면 노선 효율화 조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은 16일부터 내달 29일까지 예정된 △인천-다낭 △인천-나트랑 △부산-방콕 △부산-타이베이 4개 노선의 일부 편을 비운항 조치하고 제주항공을 대체편으로 투입한다.

이는 예약률이 적은 편을 없애 비용 효율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계약을 체결, 대체편을 제공해 예약자 불편을 최소화한다.

노선별로 내달 29일까지 비운항 횟수는 인천-다낭 왕복 28회, 인천-나트랑 왕복 5회, 부산-방콕 왕복 14회, 부산-타이베이 왕복 13회다.

이스타항공 예약자는 제주항공 대체편으로 예약을 변경하거나 수수료 없이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여객을 넘겨받아 탑승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양사는 빈 좌석이 많은 항공기 2대가 아닌 꽉찬 1대를 띄우는 전략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줄어든 항공 수요를 고려해 사업계획을 변경, 동남아 노선의 일부 편을 비운항 조치했다”고 말했다.

양사 협력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을 발표한 이후 이번에 처음 이뤄졌다. 항공업 불황 지속으로 인수합병(M&A) 무산설이 제기됐지만 코로나19 사태에 공동 대응한 것이다.

양사의 본격적인 노선 통합 결과는 3월 말부터 시작되는 하계 시즌에 나올 전망이다. 2월 중 예정된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 간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전제조건이다.

항공사는 3월 중 국토교통부에 하계 항공운항 일정표를 제출한다. 양사는 항공 수요가 높은 곳의 중첩 노선을 유지하되 낮은 곳은 통합할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여객 수요가 감소한 상황이라 묘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 항공사 간 협력 사례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탑승률이 저조한 노선을 무리하게 운용할 경우 적자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는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를 세워두면 공항공사에 주기료를 내야 하고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이어진다”면서도 “예약률 등을 고려할 때 독자적으로 노선을 운용하기보다 대체편을 운용하는 게 이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