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서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존 호프먼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으로 있던 MWC를 취소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MWC가 취소되기는 33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GSMA는 중국 후베이성 여행자는 MWC에 입장할 수 없고, 행사장에 입장하려면 행사 14일 이전에 중국을 여행하지 않았다는 증빙을 요구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 강행의 뜻을 내비쳤다. 결국 사흘 만에 전격 취소로 방침을 선회한 것이다.
MWC는 10만명 이상이 몰리는 통신·모바일업계 최대 행사다. 올해도 이달 24~27일 나흘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취소 이유를 “코로나19를 둘러싼 우려와 여행 경보 등으로 행사 개최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팎의 좋지 않은 여론을 감안한 조치라는 해명이지만 실상은 참가 업체가 잇따라 참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LG전자를 비롯해 인텔, 에릭슨, 페이스북, 노키아, 아마존, 엔비디아 등 간판업체가 불참을 선언했다. 사실상 '반쪽 전시회'에 그쳐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 온 상황이었다.
이유를 막론하고 행사 취소는 잘한 일이다. 사흘 만에 공식 입장을 번복해 주최 측은 체면을 구겼지만 늦게라도 취소로 가닥을 잡아 다행이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는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병 대표 질환이다. 관람객이 10만명이 모인다면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한다 해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만약에 열리더라도 반쪽 행사가 불가피했다. 이제는 취소된 이후 깔끔한 마무리에 신경 써야 한다. 행사 취소를 둘러싸고 참여 업체와 주최 측 사이에 참여 비용과 환급 등을 놓고 갈등이 예상된다. 국제 분쟁이 없도록 서로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