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역화폐 데이터 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지역화폐 이용자들에게 되돌려주는 '데이터 배당'을 20일 세계최초로 시행했다.
데이터 배당(data dividend)이란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활용해 기업이 수익을 창출할 경우 데이터 생산에 기여한 소비자에게 수익 일부를 되돌려 주는 개념이다. 경기 데이터 배당은 사용자가 생산한 데이터가 수익으로 되돌아오는 '세계 최초 데이터 주권 실천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대상은 배당에 동의한 20개 시·군의 지역화폐카드 중 지난해 4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 사용실적이 있는 카드 36만782개로, 20~22일 카드당 120원이 자동 지급된다.
금액은 적지만, 데이터 생산자의 권리를 인정하고 수익을 모두 돌려줌으로써 '데이터 주권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데이터 선순환체계'의 첫 시험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데이터 배당 시행과 함께 이날 국회에서는 데이터 주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확산하고 데이터 배당의 활성화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도 열렸다.
국회의원 11명이 공동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공동주관한 '경기도 데이터 배당 국회토론회'에서는 '데이터 배당, 데이터 주권의 의미와 미래'를 주제로 활발한 논의가 오갔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세계에서 데이터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쌀'이라고 표현한다”며 “실제로 거대 IT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지만 데이터 생산의 주체인 개인들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경기 데이터 배당은 데이터 주권을 실행하는 일종의 실험이자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라며 “앞으로 다른 민간 영역으로, 경기도에서 전국으로,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로 확산되는 첫 출발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모든 것의 미래' 저자 팀 던럽 교수의 '경기도 데이터 배당의 사회·경제적 의미'를 시작으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가 '경기도 데이터 배당의 가치'에 대해, 이승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경기도 데이터 배당의 미래'에 대해 발제했다.
데이터 기본소득론을 주장하는 호주의 정치철학가 팀 던럽은 “미래 일자리에 대한 논점은 단순히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기술 변화가 노동력을 덜 필요로 하는 경제를 창출하면서 경제의 기본 속성을 바꿀 것이라는 점”이라며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새롭고 실질적이고 혁신적인 방법 중 하나가 데이터 배당이다. 데이터 배당을 통해 데이터 추출 수익금을 공정하게 재분배하는 것이야말로 활기찬 경제와 번영하는 사회를 보장하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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