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본고를 통해 디자인 싱킹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기 시작한 이후 필자가 담고자했던 이 시대에 필요한 디자인 싱킹의 의미는 변함이 없다.
디자인 싱킹은 첫 번째 모든 활동의 핵심이자 주체인 사람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는 것, 두 번째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모호한 상황 속에서 고정관념을 버리고 변화를 위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도록 한다는 것, 세 번째 협업을 위한 방향에서 다른 관점 및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머릿 속에 있는 것을 구체화하고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것은 리디자인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상황과 맥락, 대상에 따라 미래는 언제든지 새롭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디자인 싱킹은 항상 새로운 변화를 전제하고 유도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은 불확실성과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100% 정답도 없다. 시대의 흐름, 환경, 문화, 대상과 주체의 맥락 등에 따라 언제든지 답은 달라질 수 있다. 디자인 싱킹은 모호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많은 프로토타입과 테스트, 반복되는 실패의 경험에 더해 실제 현장의 맥락과 의미를 이어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새로운 것을 연결하고 또다시 경계를 허물어가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며 또 다른 실패의 고통과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 싱킹을 이야기할 때 '혁신'을 함께 이야기하는 이유 중 하나다. 디자인 싱킹의 과정은 가죽을 벗겨내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혁(革), 신(新)'과 유사하다. 불확실한 결과와 수많은 실패 속에서 성공의 실마리를 발견해가는 과정은 어렵고 고통스럽다. 때로는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는 여러분이 디자인 싱킹을 통해 모호함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껴보기를 희망한다.
디자인 싱킹은 불편하다.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경계를 무너뜨리고, 정해진 답을 위한 과정보다는 새로운 관점과 마음가짐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역지사지 입장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미래를 바라보며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디자인 싱킹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디자인 싱킹은 대단한 아이디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발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 그것이 미래를 연습하는 디자인 싱킹의 모습이다.
“당신이 옳다”는 말은 듣기 어렵다. 우리는 무언가에 도전하고자 할 때마다 “너 모르잖아” “해본 적 없잖아” “적당히 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필자 역시 28년 넘게 현장에서 줄곧 들어왔던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혁신'을 요구하는 시대이지 않은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단지 동일한 경험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도전을 위한 자그마한 용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는 아닐까.
기존의 틀을 넘어 도전하는데 디자인 싱킹을 활용해보자. 누구나 실수, 실패할 수 있다. 그것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수많은 과정 중 일부일 뿐이다. 우리의 삶도, 디자인 싱킹도 본질은 다른 게 아니다.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인간의 빛나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그 중에서도 수많은 경계를 넘나들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 싱킹의 핵심일 것이다. 오늘도 나는 디자인 싱킹한다.
쉼 없이 함께 도전한 팀과 사랑스러운 제자들, 디자인 싱킹 인터뷰에 응해주신 전문가들, 도움주신 학교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 올해도 디자인 싱킹을 통해 새로운 팀과 새로운 혁신을 발굴하고 도전할 예정이다.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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