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국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 모터스에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21700은 용량과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배터리로, 이 제품은 테슬라 전기차에도 탑재될 계획이다.
LG화학은 루시드 모터스와 계약을 맺고 올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고 25일 밝혔다.
배터리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루시드 모터스의 첫 양산 전기차 '루시드 에어(Lucid Air)' 표준형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나 금액은 계약상 밝히지 않았다.
루시드 모터스는 전기차 업계 신생 업체다. 2007년 설립된 '아티에바'가 본격적인 전기차 사업을 위해 이름을 바꿨다.
루시드는 당초 2018년 첫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2016년 LG화학, 삼성SDI와 협력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자금 사정 등 영향으로 계획은 틀어졌고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전기차 프로젝트를 재가동, 이번에 LG화학과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이 루시드 모터스에 공급하는 21700 제품은 지름 21㎜, 높이 70㎜의 외관을 갖춘 배터리다. 기존 원통형 18650 배터리(지름 18㎜, 높이 65㎜) 대비 용량이 50% 늘었다. 또 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 비율(NCM811)로 소재들이 구성돼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니켈 함량을 높이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는데, 열이 높은 니켈 성분 자체의 특성으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NCM811 배터리 제조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루시드 모터스는 이런 LG화학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번 충전에 643㎞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루시드 모터스에 앞서 테슬라에도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해 원통형 배터리 공급처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자동차에 LG화학 21700 배터리가 들어간다. 테슬라 '모델3'에 LG화학 배터리가 먼저 사용되고 향후 출시 예정인 '모델Y'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LG화학은 테슬라에 이어 루시드까지 시장에서 주목 받는 전기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김종현 LG화학 사장(전지사업본부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도 적극 공략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글로벌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76.4GWh에서 2023년 150GWh, 2025년 227.9GWh로 연평균 25% 성장이 예상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