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쿠팡 로켓배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온라인 주문이 몰려 자체 물류서비스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생필품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배송 지연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쿠팡은 구매자에게 문자메신저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로켓배송 지연안내를 하며 쿠팡캐시로 보상을 하고 있다.
로켓배송은 주문 다음날 배송해 주는 쿠팡 서비스 대명사로 통한다. 자체 물류센터에서 일반택배가 아닌 쿠팡맨이 고객에게 직접 가져다 준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모씨(40)는 평소 주문하던 생수를 23일 오후 6시 20분에 주문했다. 이틀 후 도착 예정으로 25일 오후 6시 20분까지 배송이 돼야 하는 상품이었다. 25일 밤 11시가 넘어 쿠팡으로부터 물건 대신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배송지연으로 로켓배송이 아닌 다른 택배업체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배달해 준다며 이에 대한 보상으로 쿠팡캐시 1000원을 적립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언제까지 배송해 준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그는 “로켓배송을 그동안 꾸준히 이용한 이유는 늘 정확한 시간에 빠른 배송을 실천했기 때문”이라며 “생수처럼 생필품일 경우에는 정확한 시간에 배달이 안될 경우 미리 공지를 해줘야 대비할 수 있는데 이 역시 너무 늦어 대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말까지 하루 배송 물량이 평균 200만개 초반이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하루 주문량이 300만개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폭증했다. 쿠팡은 배송 물량을 맞추기 위해 쿠팡플렉스를 동원하고 제휴된 3자물류를 통해 비용을 들여가며 소화를 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지난 설 이후 마스크, 손세정제 가격이 폭등하자 직매입 제품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쿠팡 관계자는 “현 상황이 전례 없는 일로, 배송 지연도 모든 품목에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배송이 지연된 고객께는 작게나마 쿠팡캐시로 보상을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내년 9월 완공되는 대구 물류센터가 오픈하면 물류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임대 물류센터를 늘리고 쿠팡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생필품과 식료품 배달 지연이나 품절 사례는 다른 온라인몰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마트 쓱배송 상품도 품절과 배달 마감이 속출했다. 경기도 일부지역엔 29일까지 배달이 마감됐다. 새벽배송을 하는 마켓컬리도 '밤 11시 이후 주문'으로 고객을 유도한다. 이렇게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배송으로 상품을 받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기 전까지는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며 “특히, 물류와 배달을 직접하는 e커머스 업체들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