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신제품 흥행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의 예약 행사가 한창이지만 상가 분위기는 예년과 달리 한산했다. 고객이 장사진을 이뤄 상담하던 매장에도 마스크를 쓴 점원 두세 명만이 기약 없는 고객을 기다리며 자리만 지켰다.
휴대폰 판매점 200여곳, 1000여명이 종사하는 테크노마트 집단상가는 5세대(5G) 이동통신 경쟁 완화에 따른 지원금 축소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보다 앞서 이통 3사는 장려금 비공개 등 종전과 다른 정책에 합의했다.
집단상가 판매점 관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 예약 분위기가 역대 최악”이라면서 “예약 접수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10대도 못 판 매장이 허다하다”며 토로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이 같은 상황을 예상하는 판매점은 없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긴 했지만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 효과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통사가 전작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공시지원금을 책정하며 분위기는 주저앉았다. 방문객이 가장 붐비는 주말조차 고객보다 집단상가 종사자가 많은 실정이다.
또 다른 판매자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화 문의는 유지되고 있지만 매장을 찾는 고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폐장하고 온라인 판매로의 전환을 고민하는 이도 적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악화되자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상우회도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각 판매점에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전달하고 코로나19 관련 보건 안내 사항을 수시로 전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집단상가에 대한 부정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자정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불법' 지원금에 의존하는 영업 행위를 종식시키고 이통사 할인 정보 등을 정확하게 전달, 소비자 신뢰를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상우회 관계자는 “집단상가 내부에서도 불법 지원금에 의존하는 영업 방식으로는 장기 생존이 어렵다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복잡한 이통사 할인과 요금제 등을 명확하게 안내하는 방향으로 인식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이통 3사는 갤럭시S20 시리즈 예약 판매 기간을 다음 달 3일까지 1주일 연장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