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사스 땐 알리바바, 메르스 땐 쿠팡, 코로나19엔 누구

감염병이 유행하면 소비자는 온라인쇼핑으로 몰렸다.

사스 땐 중국 알리바바, 메르스 땐 쿠팡이 크게 성장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어떤 e커머스 업체가 도약할지 관심이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퍼지면서 중국 온라인쇼핑이 크게 성장했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알리바바, 징둥 등이 이 시기에 성장했다. 2003년 알리바바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2015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해 5월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 확진자가 186명 나왔고, 이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장보기에 나섰다. 이 때 가장 수혜를 입은 곳은 쿠팡이었다. 쿠팡은 2014년 3월 로켓배송을 시작, 메르스를 겪으면서 매출이 1조원대로 뛰어올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를 투자해 578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런 학습효과로 손 회장은 2015년 6월 쿠팡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 '사스는 알리바바를 키웠고, 메르스는 쿠팡을 키웠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도 온라인쇼핑 주문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마스크, 손세정제 등에 이어 음식배달, 신선식품, 식료품 등 물량을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폭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가면서 쿠팡 트래픽 수는 평소의 3배 이상 늘었고, 11번가, 위메프에서는 생필품 판매가 급증했다. 품절 사태에 이어 배송 지연도 잇따르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음식배달 주문건수가 지난 설 연휴기간 540만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가량 늘었다. 주문량은 계속 증가세다. 마켓컬리와 쓱닷컴도 새벽배송 신선식품 주문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패턴이 바뀌면서 비대면 소비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전후 산업별 앱 이용량 변화(자료 앱마인더)
코로나19 전후 산업별 앱 이용량 변화(자료 앱마인더)
코로나19 전후 주요 앱 이용량 변화(자료 앱마인더)
코로나19 전후 주요 앱 이용량 변화(자료 앱마인더)

빅데이터 분석업체 앱마인더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 애플리케이션(앱) 이용량 변화에 희비가 엇갈렸다. 언택트 소비를 위한 배달과 온라인쇼핑 앱 이용은 늘고, 공공장소 기피현상으로 인해 대중교통, 영화관 이용량은 크게 줄었다. 1월 마지막 주에서 2월 첫주 배달앱 이용량은 273만명에서 314만명으로 13%포인트(P) 증가했다. 온라인쇼핑은 같은 기간 114만명에서 120만명으로 5%P 늘어났다.

쇼핑앱인 NS홈쇼핑, 티몬과 배달앱 요기요는 올 1월 1~3주 대비 2월 1~2주 금토일 하루 평균 이용량을 기준으로 볼 때 NS홈쇼핑은 41.3%(57만명에서 81만명), 티몬은 13.7%(288만명에서 327만명), 요기요는 21.7%(104만명에서 126만명)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e커머스에서 주문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는 점 때문에 절대 매출의 증가여부는 추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