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미국발 인천행 항공권 변경 수수료를 면제했다. 수수료 면제 의무가 있는 건 아니지만 도의적으로 주요 미국 항공사 조치에 동참했다. 항공권 일정 변경이기에 매출 감소는 없으나, 한국 여행재고 조치를 내린 미국 국무부가 향후 여행을 금지하면 환불로 인한 실적 훼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국발 한국행 또는 한국경유 노선 항공권에 대한 수수료 면제를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2월 22일까지 예약한 항공권의 예약 변경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소비자는 6월 30일 이전 항공편으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월 25일까지 예약한 4월 30일까지의 출발 항공편을 대상으로 예약변경 수수료를 면제한다. 소비자는 최대 8월 31일까지 일정을 연기할 수 있다.
예약 조건에 따라 환불하는 고객도 있지만, 대량 환불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다만 현지 소비자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국무부는 한국 여행경보를 2단계 '강화된 주의'로 격상한 지 나흘 만에 3단계 '여행재고'로 상향조정했다. 최고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로 변경되면 항공사는 일정이 촉박한 항공권을 환불해야 한다.
이미 델타항공은 수요 감소를 이유로 한국행 노선 주당 28편에서 15편으로 감편했고 하와이안항공은 내달 2일부터 4월 말까지 인천-호놀룰루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항공사 추가 조치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 노선은 장거리 노선으로 환불과 수요 부진 시 항공사 피해가 크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미주 노선 매출 비중은 대한항공 26%, 아시아나항공 18%다. 중국 노선 운항 중단에 이어 동남아 수요까지 줄어든 상황이기에 항공업계 고심이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특정 국가가 한국 여행을 금지할 경우 항공권 환불 부담은 항공사가 떠안아야 한다”며 “미국 국무부 추가 조치가 있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