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행사와 사업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LG전자는 해외 거점별 신제품 발표 행사인 '이노페스트'를 일부 취소했고 세계 최대 가구박람회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 개최도 연기됐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이어 밀라노 가구 박람회 등 대형 행사가 잇달아 연기되면서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려던 국내 업체들의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밀라노 가구 박람회 주최 측이 당초 4월 21일로 예정했던 개막일을 6월 16일로 두 달가량 연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전시회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연기를 결정했다.
박람회 참가를 준비하던 국내 업계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밀라노 가구 박람회는 세계 190여개국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가구 박람회다. 박람회가 계속 확장하면서 최근에는 가구뿐 아니라 디자인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 기업이 대거 참여한다. 특히 전자 분야 글로벌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적극적으로 참가해왔다.
삼성전자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수년째 꾸준히 참가하며 고유의 디자인 철학을 선보였다. 단순히 가전제품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교감하는데 중점을 둬왔다. LG전자 역시 세계적인 디자이너, 건축가 등과 협업해 전시공간을 조성하고, 관람객과 소통해왔다. 양사 모두 밀라노 가구 박람회를 최신 프리미엄 가전을 소개하고,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장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올해 박람회 일정이 연기되면서 유럽시장 공략과 신제품 소개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앞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이 취소되면서 한차례 영향을 받은 상황에서 밀라노 가구 박람회까지 연기돼 연이어 영향을 받게 됐다.
문제는 향후 예정된 다른 해외 행사 개최도 불확실하다는 데 있다.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중동 등지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해외 사업 관련 '컨틴전시 플랜'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선보이고 유럽에 출시하는 계획이 어긋나게 돼 기존 론칭 전략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고유의 지역 밀착형 신제품 발표회인 'LG 이노페스트(LG InnoFest)' 상반기 행사를 취소했다. LG 이노페스트는 지역 주요 거래선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Innovation)'과 '축제(Festival)'의 장이다. 당초 다음 달 초 중남미에서 올해 첫 LG 이노페스트 행사를 열고 4월에는 중동·아프리카에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핵심 행사를 취소하면서 대체 전략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상반기 LG 이노페스트 개최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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