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진화하는 국회도서관

[월요논단]진화하는 국회도서관

국회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국회의원 입법 활동에 필요한 정보·지식·지혜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입법하는 모든 정책은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민을 잘살게 하려면 국회의원의 정책입법이 제대로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도서관은 680만권의 책을 소장, 정보가 입법 활동에 활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사를 아는 것은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국민 관심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국회의원은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없다. 그래서 국민 관심사에 관심을 두는 것은 사명이라는 거대 담론보다 정치생명 보전을 위해 모든 국회의원이 자발 노력을 해야 하는 업무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 관심사 파악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신문·방송·동영상 등 언론 활용이다. 다만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은 하루하루 변화무쌍한 사건 중심이기 때문에 국민 관심사가 어떻게 변하고, 사건 중심 이슈가 어떤 요인에 의해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 세상사에는 항상 원인이 있고, 사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심 빈도수가 변하고 또 다른 사건으로 이식된다. 이 때문에 국민 관심사를 한 시점에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계열로 추이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매일 변화하는 언론 매체의 수많은 기사만 봐선 이런 추세를 파악하기 어렵다. 사건 하나하나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연구 주제이기 때문이다.

국회도서관은 국회의원에게 책을 통한 정보와 지식 제공 기능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 국민 관심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클릭 몇 번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국회도서관 역사에서 획을 긋는 변화이고 발전이며 진화다.

국회도서관이 개발한 지능형 의회 정보 융합 분석 시스템 '아르고스'가 그것이다. 국회도서관은 지난해 2월 20일 67주년 기념일에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 여신은 눈이 100개 달린 거인 아르고스에게 감시 임무를 맡겼다. 이 거인은 잠들 때도 나머지 98개의 눈을 뜨고 감시 역할에 충실했다. 국회도서관은 시스템이 잠들지 않는 국회의 눈이 되기를 기원하며 아르고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르고스는 국회의원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고 이를 좋은 법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된 시스템이다. 하루 평균 2만6000여건의 기사를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분석해서 사회 이슈화가 되거나 국회 관련 주제를 추출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이슈라면 '코로나19'를 자동 추출해 낸다. 이후 트위터, 블로그, 카페 게시물 등에서 코로나19를 언급하는 정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실제로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보여 준다. 더 나아가 코로나19와 관련해 국회에 묶여 있는 의안을 보여 주거나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감염병 관리에 대한 정책보고서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

잘 활용한다면 법률 제정 또는 개정이 필요한 사회 쟁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국민이 이 주제에 대해 어떤 말을 실제로 하고 있는지 이 주제와 관련된 전문 자료도 확인할 수 있다.

아르고스 사용자는 국회의원이다. 확신하건대 아르고스를 활용하는 국회의원은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하고 진화하는 국회도서관 시스템에 적응하고 적극 활용하는 국회의원만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현진권 국회도서관장 jkhyun@nane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