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3자 연합을 겨냥해 '급조한 토양'이라며 비난했다.
조 회장은 2일 대한항공 창립 51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 임직원의 가치 있고 소중한 씨앗은 마땅히 좋은 곳에 뿌려져야 한다”며 “재료를 섞어 급조한 토양(3자 연합), 기업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곳에 심어진 씨앗은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낸 성숙한 땅, 씨앗을 소중히 품어주고 충분히 뿌리내릴 수 있는 자리가 우리의 일상과 헌신 그리고 희생을 심기에 합당하고 적합한 토양”이라며 우회적으로 자신의 정통성을 내세웠다.
이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모펀드 KCGI, 반도그룹과 손잡고 조 회장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임직원도 격려했다. 앞서 조 회장과 대한항공 노조 객실지부 간부가 우한행 전세기 탑승을 자원해 우리 국민 귀국을 돕기도 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오늘과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든 임직원분께 마음 다해 감사드린다”며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각자 위치에서 의연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여러분께 어떤 감사의 표현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을 창립 51주년을 기념해 “기업의 초석을 다진 창업주 회장님, 글로벌 항공사로의 성장을 이끈 선대 회장님, 함께 헌신한 수많은 선배님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고객, 주주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바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과정이 항상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하루하루 성실히 씨앗을 뿌리고, 씨앗에 담긴 가치 있는 미래를 보며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어 나아가자”며 주문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하기 위해 별도의 창립기념식 행사는 열지 않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