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세대 기업가와도 각별했던 '세기의 경영자' 잭 웰치 GE 전 회장

잭 웰치 전 GE 회장
잭 웰치 전 GE 회장

'세기의 경영자'로 불린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세상을 떠났다. 1981년 최연소로 GE 회장에 올라 20년간 회사를 이끌며 GE 신화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한국 1세대 경영인들과의 교류도 각별했다.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과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웰치 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과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다 이해관계가 엇갈리자 정 회장 제안으로 팔씨름까지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또 이병철 삼성 창업주에 대해서는 “경영자에게 가장 필요한 네 가지는 책임감과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하는 능력, 올바른 비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회장은 그 네 가지를 고루 갖춘 경영자”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구조조정과 인수, 사업확장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미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으로부터 1999년 '세기의 경영자(manager of the century)'라는 평가를 받았다.

GE 수장으로서 재임 기간 1000여건의 각종 거래를 성사시켰다. 특히 GE 시가총액을 120억달러에서 한때 4100억달러로 키웠다. 같은 기간 GE 매출은 270억달러에서 1300억달러로 급증했다. 웰치 전 회장 재임 기간 GE 주주들에게 돌아간 수익률은 개인 배당금을 포함해 연 21%, 총 5000%에 달했다.

웰치 전 회장은 “GE의 모든 사업 부문은 '시장 리더'가 돼야 한다”면서 “개선하고, 그렇지 않으면 문을 닫거나 매각하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 과정에서 감원 등 대규모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회장 취임 5년 만에 인력이 41만1000명에서 29만9000명으로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인력의 4분의 1이 넘는 10만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한 것이다.

현직에서 물러나면서 제프리 이멜트 전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했지만 GE는 이후 버블닷컴 붕괴와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등 악재를 만나며, 잭 웰치 전 회장의 빈자리가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