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마스크 사기 엄단해야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이 비상 상태이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해 잇속을 챙기는 악덕 기업의 전모가 드러났다. 국세청이 3일 보따리상을 통해 마스크를 해외로 빼돌린 수출 브로커 등 52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해외로 마스크를 반출한 수출 브로커 조직 세 곳과 현금 거래를 유도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온라인 판매상 15개 업체, 2020년 1월 이후 마스크 매입이 급증한 2·3차 도매상 34곳 등이다.

수법도 상식 이하였다. 수출 브로커 업체는 마스크를 사재기해서 보따리상과 관광객을 통해 외국으로 반출하고 대금은 해외 현지에서 받은 혐의다.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주문이 폭주하자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하거나 일시품절로 허위 표시한 뒤 인터넷카페 등에서 현금을 조건으로 고가에 마스크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보다 앞서 경찰과 검찰도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마스크 판매와 유통 과정에 불법이 있는 지 조사에 나섰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사건은 73건이다. 이 가운데 마스크 대금 편취 등 사기 사건이 37건으로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단속도 중요하지만 범죄 행위가 드러나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정부가 공적 판매처를 크게 늘리고 보급에 앞장서고 있지만 여전히 시중에서는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는 행렬을 가리키는 '마스크 난민', 마스크를 찾아 하염없이 약국과 마트를 찾아다니는 '마스크 사냥'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특별법을 활용해서라도 일반 사기범과 구분, 강력 처벌해야 한다. 구속 수사가 원칙이다. 정부가 마스크와 관련해서는 일벌백계로 다스린다는 강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 국가 위기 극복을 하기 위해 온 국민이 힘을 합치는 상황이다. 오직 사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이미 공동체 구성원 자격이 없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면 단속의 실효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더욱 큰 상실감만 안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