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에이치아이(KHI)가 코스닥 상장사 케이프 경영권 참여를 선언한 후 소액주주 연대에 본격 나섰다. 이에 따라 케이프 계열사인 케이프투자증권과 부국증권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생겼다.
케이에이치아이는 케이프 경영진이 소액주주를 무시하고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비해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며 주주제안권 행사에 나서겠다고 3일 밝혔다.
케이프는 대형선박엔진 부품인 실린더라이너 제조사다. 케이프투자증권, 케이프인베스트먼트, 케이프프리즘레드사모투자신탁 등 다수 금융 계열사를 거느렸다.
2대주주인 케이에이치아이는 최근 케이프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지분 14.37%까지 확보했다. 여기에는 특별관계자인 화신통상 지분이 포함된다. 김광호 케이에이치아이 대표는 자사 지분 100%를 소유했다.
김종호 케이프 회장은 지분 14.52%를 보유했다. 친인척인 특별관계자 백선영 씨가 최근 꾸준히 지분을 확대하면서 김 회장과 전체 특별관계자 지분은 총 29.94%가 됐다.
김광호 케이에이치아이 대표는 인수합병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1989년 웨스텍코리아를 설립해 상장시켰으며 이후 모나리자, 쌍용C&B, 엘칸토를 잇달아 인수한 후 매각했다. 2017년에는 한국피자헛을 인수했다.
케이에이치아이는 지난 2일 케이프 정기주주총회 의안으로 이사 선임,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 관련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며 의안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케이에이치아이는 지난달 12일 케이프에 주주총회 주주제안서를 보내 임원 4명의 보수총액한도를 기존 30억원에서 15억원으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또 이익잉여금의 5%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방안을 의안으로 상정해달라고 했다. 비합리적인 회사 정관을 삭제하고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외이사와 감사인 추천도 함께 제안했다.
케이에이치아이는 “현 경영진의 부적절 행위가 지속되면 소액주주 피해가 커지는 만큼 이번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제안 내용을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김광호 케이에이치아이 대표가 케이프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 지분확보 싸움을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상장을 추진해 온 케이프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이 지분 9.64%를 보유한 부국증권 등 계열사를 정비해 시장 평가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할 것으로 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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