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구로병원 자회사인 바이오젠텍이 1시간 안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젠텍은 고대구로병원 임채승·장웅식 교수팀과 '방역연계 범부처 감염병 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신속 진단이 가능한 고속다중분자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바이오젠텍은 임채승 고대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2015년에 창업했다.
연구팀은 고리매개등온증폭(LAMP) 다중형광분자진단법을 이용, 시료 내부의 코로나19 RdRp 유전자와 E 유전자를 동시에 검출하는 등온 유전자 증폭법을 개발했다. 실제 환자 검체로 테스트한 결과 최단 10분 만에 코로나19 RdRp 유전자와 E 유전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포함되지 않은 시료와 비교해 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검증했다. 바이러스를 희석한 검사에서도 검출에 성공, 높은 민감도를 확인했다. 핵산 추출 시간도 40~50분 이내로 줄여 전체 검사 소요 시간이 1시간 안에 이뤄지게 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에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검사가 활용된다. 의심 환자의 검체에서 유전 정보가 들어있는 핵산을 추출한 뒤 증폭시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진단 정확도가 높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6시간이 걸린다.
바이오젠텍이 개발한 기술은 RT-PCR와 마찬가지로 유전자를 검출하는 분자진단 검사 방식의 하나다. 그러나 온도를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면서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RT-PCR 검사와 달리 일정한 온도에서 유전자를 증폭시키기 때문에 시간이 덜 든다.
RT-PCR 검사는 온도 변화를 위해 온도순환형핵산증폭장치가 사용되지만 이 장치가 고가인 데다 숙련된 전문가만 사용할 수 있어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춘 대형병원 중앙검사실에서만 검사가 가능하는 등 사용에 제한이 있었다. 바이오젠텍은 국내에서 개발한 4형광 등온증폭기기를 활용, 기존 기기의 4분의 1 이하 가격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민도가 떨어지고 다중 증폭이 어려운 기존의 등온 증폭 방식과 비교해서도 다중 진단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세계에서도 다중형광등온분자진단법으로 코로나19 검출 시약을 개발한 예가 드물어 개발도상국 등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임 교수는 “신종 전염병은 현재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확산을 막으려면 조기 진단과 조기 격리가 중요하다”면서 “신기술은 활용하면 기존보다 5~6배 빠른 시간 안에 바이러스를 정확히 검출할 수 있으며, 고가 장비 없이 62도 등온장치만 있으면 검사가 가능하고 방법도 간단하기 때문에 공항이나 선별진료소 등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바이오젠텍은 현재 개발한 초고속 진단 시약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관련 병원과 협의를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후속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결핵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감염 질환 관련 병원균 검출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