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공성과 수익성 모두 잡는 상생협력

[기고]공공성과 수익성 모두 잡는 상생협력

공공기관은 수익성 강조를 기본으로 하는 민간 기업과 달리 공익 가치를 염두에 두고 설립된다. 국민의 안전·건강·생활에 밀접한 전력 서비스 안정 제공, 안전한 일터 조성, 철도·고속도로·통신망 등 인프라 구축, 사회복지 안전망 제공 등 목적도 다양하다. 설립 목적인 공공성을 준수하면서 적정 수준의 이윤 확보와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임직원 단체 헌혈, 복지기관과 함께하는 봉사 활동, 중·고교생 장학금 지원, 지역 소외 계층 대상 행사 및 기부가 공공성에 대한 활동 대표 사례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공공 활동에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기존 활동이 일시 및 시혜 성격이 짙었다면 이제는 공공기관의 공익 활동이 지역사회와 소외계층으로 흘러 들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기부와 같은 단순한 자금 지원은 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에도 기업 가치의 영속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각 공공기관의 업에 기반을 둔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기업과 국민이 구별되지 않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활동이 적극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공공성과 사회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실은 공유가치창출(CSV)을 통해 주주 이익과 사회 요구가 양립할 수 없다는 생각을 불식시킨 바 있다. 또 정부의 각종 공공기관 평가 지표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중소기업 지원, 지역사회 협력, 사회적 기업 육성 등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공공성 지표를 확대·운영하고 있는 추세다. 대표 사례로 SK그룹은 최고경영협의기구인 수펙스(SUPEX) 추구협의회를 통해 그룹의 안정과 성장 지속을 이끌고 있다.

한전KDN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다양한 상생협력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증강현실(AR) 특허 기술을 활용해 전통시장 화재 예방 및 안전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 출범한 사내벤처(팀명 K몬스터)를 통해 AR 기술을 조기에 확보했으며, 한국전력공사 부산울산본부와 소방서 등 유관 기관과의 협업으로 부산 부전동 전통시장의 주요 소방설비 위치 및 전력계통 제어, 위험 정보를 공간인식 기반 AR 기술로 구현했다. 또 아동 성장 과정을 영구 보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사전에 파악, 지역사회 영아원 대상으로 '개인사 디지털 자료실'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외에도 3년 차에 접어든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프로그램인 'IT움'을 전국으로 확대해 ICT 꿈나무를 양성하고, 전국 최초로 광역자치단체 대상의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백년가게' 홍보 플랫폼도 구축·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회 가치를 강조하는 정부의 패러다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KDN은 사회책임(CSR)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업에 기반을 둔 다양한 상생협력 활동과 에너지ICT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추진 등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공유가치창출(CSV)에 앞장설 것이다. 이제 모든 공공기관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생협력 인프라를 활용, 수익성과 공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속된 노력과 고민을 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국민이 하나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는 공공성과 수익성이라는 양립된 목표를 함께 고민할 때 진정한 의미의 공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전병우 한전KDN 상생경영처장 jeonbwoo-1@kd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