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치이고 日에 차이고... 중소 게임사 "어찌합니까"

상호 무비자 입국 중지 조치에
日 게임사업 계획 차질 '직격탄'
中 판호발급 재개도 기약 없어
"외교 불확실성에 고사 위기"

中에 치이고 日에 차이고... 중소 게임사 "어찌합니까"

국내 게임산업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게임사가 고사 위기에 빠졌다. 중국에 이어 일본 사업이 멈췄기 때문이다.

시진핑 방한을 계기로 판호발급 해빙을 기대했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이 자리를 대신했고 새 활로였던 일본 사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주저앉았다. 안방을 중국에 내준 가운데 가장 큰 두 시장에서 사업 시도가 막혀버린 셈이다. 양극화 위에 덮친 정치, 외교 문제에 숨 쉴 구멍조차 없다는 아우성이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9일 0시부터 상호 무비자 입국이 중지됨에 따라 일본 게임사업을 계획하던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는다. 중소게임사는 전체 게임사 중 92%를 차지한다.

일본 게임시장은 세계3위 시장이다. 중국이 빗장을 걸어 잠근 후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지역보다 인프라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높아 활로를 모색하기 적합했다.

본래 일본게임시장은 국외게임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배타적인 경향이 강한한데 국내 게임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저변을 확대했다. '리니지2레볼루션' '킹스레이드' '검은사막' '브라운더스트' '7개의대죄:그랜드크로스'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일본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제작을 중심으로 사업 전개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업계는 중소게임사에게 셧다운제만큼이나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미 조직과 인력, 네트워크를 갖춘 대기업과 달리 중소게임사는 밀접한 소통을 통해 사업을 전개해 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몇몇 중소 게임사는 활발히 진행하던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현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덜 다져 있기 때문에 파트너사와 전화회의 이상 밀접한 협력이 필요한 단계였다. 담당자가 양국을 오가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회의를 위해 들어오던 일본 직원이 귀국하자마자 다시 돌아갔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시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4월초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일이 연기됐다. 게임업계는 시 주석 방한으로 판호 발급 재개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었다. 중국 시장이 열린다고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도전은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중국 게임시장 빗장이 걸린 지 3년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가 입은 손해는 막대하다. 중국을 겨냥해 만든 게임을 출시하지 못했다. 공동개발 형태로 출시한 게임은 판호를 받지 못해 비즈니스모델을 빼고 서비스해야 했다.

한국 중소게임사 게임을 그대로 복제한 게임이 서비스됐다. 항의를 통해 앱 마켓에서 내려도 수많은 안드로이드마켓과 블랙마켓을 통해 또다시 유통됐다. 그러는 사이 국내에 상륙한 중국 게임은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매출 최상위권부터 100위권 안에 다수 포진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게임사는 설 자리를 전부 빼앗겼다.

비상장 중소게임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대표는 “투자유치가 보수적인 상황에서 어렵게 일본 진출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아쉽다”며 “어떻게든 해법을 찾고 있지만 중국, 일본 모두 정치, 외교적인 문제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