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인공지능 클러스터

공득조 GIST 인공지능연구소 선임연구원.
공득조 GIST 인공지능연구소 선임연구원.

최근 창궐한 코로나19로 세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역사회 감염이 심화되면서 팬데믹(세계 대유행) 대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6개월 전만 해도 코로나19의 세계 확산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예측한 기업이 있었다. 바로 캐나다의 블루닷이다. 블루닷은 AI 알고리즘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및 재앙을 조기 경고했고, 이 경고는 지금에 와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코로나 진단키트를 만든 씨젠은 AI를 통해 2주일 만에 진단 시약을 개발했다.

AI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회사도 늘고 있다. 디에스랩, 베네볼런트AI 등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신들의 AI 툴을 무상 지원하거나 잠복해 있는 약물 표적을 찾아내고 있다.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세계는 이른 시일 안에 코로나19 관련 치료제 개발을 위해 AI에 기대하고 있다. AI는 문제 해결의 새로운 수단인 동시에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심으로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또 광주시는 미래 사회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 동안 약 4116억원의 예산을 확보,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기본 가치관은 '트리플 악셀'로 요약된다. 트리플 악셀은 피겨스케이팅의 꽃인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가져왔고, 악셀(AXEL)은 삶의 모든 분야에 AI가 적용됨을 뜻한다. 이는 사람·기술·기업 세 가지에서 각각 점프하고자 하는 야심 찬 포부를 내포하고 있다.

트리플 악셀을 하기 위해서는 '빙상'이 필요하다. 광주 AI사업은 'AI 특화 클라우드형 데이터센터'를 빙상으로 삼아 트리플 악셀에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 핵심이다. 광주 AI 클러스터 사업의 성공 키워드는 단연 '기업'이다. AI를 활용한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키고, 이러한 모델을 지역(광주)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시켜 AI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계를 갖춘 사람·기술·기업에 대한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 취·창업을 연결하고, AI 핵심 기술과 관련된 데이터셋을 구축해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사람(인재, 연구자)·기술·기업·투자·시장 등을 매칭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악셀 스쿨(사람), 악셀 리서치(기술), 악셀 인큐베이터(기업)는 결국 데이터센터 중심 운영으로 설계됐다.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연구개발(R&D)·실증·창업을 연결하고, 필요한 데이터·네트워크·알고리즘을 공유하는 복합형 지원 체계를 추구하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트리플 악셀'이 될 수 있도록 R&D, 실증, 창업 지원 이 모든 것이 최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원스톱으로 지원돼야 한다. 4116억원이라는 예산은 결코 많지도 적지도 않다. 이 예산을 지역 이해당사자들이 나눠 먹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공 모델을 빠르게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존 사업 방식의 틀에 갇혀 있기보다는 새로운 지원 및 운용 방식을 고민해서 효과 높은 지원 방안이 지속될 수 있도록 모색해야 한다. 철저한 계획수립과 검토를 거쳐야 군더더기 없는 트리플 악셀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광주 지역에 있는 이해당사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AI가 광주를 기점으로 인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회에 대비, 우리 기업들이 한층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공득조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공지능연구소 선임연구원 dukjokong@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