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계정을 받지 못했으면 학과 사무실에서 계정을 받고, 우선 로그인 후 학생인지 교사인지 역할을 선택하세요.”
“포털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팀스'를 검색하고 로그인하세요. 영상회의 반을 고르고 입장한 후 디바이스에서는 카메라를 허용해 주세요. 화면 공유 기능으로 자료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현직 교사·교수가 온라인 학습을 위해 강단이 아닌 노트북 카메라 앞에 섰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온라인 학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디지털 격차로 인한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일부 계층에서 온라인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을 간파한 교사·교수가 사용법을 포함해 다양한 교육 동영상을 촬영,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온라인 학습 방법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콘텐츠가 쏟아진다. 20세기 교실 모습을 고수하던 교육 현장이 '풀뿌리 에듀테크' 바람을 타고 바뀌는 모습이다.
김태구 한밭대 교수는 유튜브에 '대학생을 위한 구글 기초반'을 올렸다. 구글 드라이브나 구글 문서 공유 기능을 제대로 모르는 학생을 위해 로그인 방법부터 자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영상이다.
코로나19로 개강이 연기되면서 대학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대체하도록 안내했지만 학생은 물론 교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때가 많다. 과제를 내주려고 해도 툴 사용법을 모르는 학생이 있다면 온라인 수업 진행 자체가 어렵다.
초·중·고등학교 교사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클래스팅 솔루션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촬영해 공유하고 있다. 방학이 길어질수록 영상회의처럼 얼굴을 직접 보면서 지도하는 방법이 효과적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교사나 학생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신민철 대구 진월초 교사는 MS 팀스를 활용한 기본 수업부터 이를 '구글어스' '칸아카데미'와 접목한 수업까지 다양한 수업 요령 및 테스트 결과를 영상으로 공유했다. 황성진 대구 구지초 교사는 클래스팅으로 학생들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소통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교사들이 선별해 올린 동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를 주축으로 전국 교사들이 합심해서 만든 '학교가자.com' 사이트는 2주 만에 이용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 학년별로 매일매일 어떤 콘텐츠를 공유하면 좋을지 교사들이 직접 선별한 콘텐츠여서 인기가 많다. 최근 특수학교에 필요한 콘텐츠도 올리기 시작했다.
스마트교육학회와 미래교실네트워크 등 기관·단체도 온라인 학습 방법을 안내해 주고 학습 콘텐츠를 제작·제공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이러한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학교온' 사이트를 열었다. 교사가 직접 제작한 것부터 에듀테크 기업 콘텐츠까지 다양하다.
KERIS 관계자는 12일 “코로나19를 계기로 좋은 콘텐츠와 협업 툴을 접한 교사 및 학생은 개학해도 기존처럼 지식 전달식 수업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은 디지털 격차가 크지만 교사와 교수가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확산되면서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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