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새로운 매체로서 가능성을 제공하는 원동력, '게이미피케이션'

가민 커넥트에서 제공하는 배지, 게임적 수집 요소로 동기를 부여한다
가민 커넥트에서 제공하는 배지, 게임적 수집 요소로 동기를 부여한다

게임이 DTx로 주목받는 건 기능성 게임과 궤를 같이한다. 특정한 규칙을 만들어 갈등을 해결하면서 정량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치료와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기능성 게임이 재미 요소와 게임 사고에 무게를 둔다면 DTx는 명확한 임상 치료 데이터에 집중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이 교집합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교육·경영·마케팅·피트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성취, 레벨, 보상 등 게임 요소를 적용해서 긍정적 행동 변화를 유도해 내는 방법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이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는 분야는 피트니스다. 혼합현실(XR)과 게이미피케이션을 결합한다. 현실과 가상세계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며 경계를 허무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게임과 첨단 피트니스 도구가 결합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분석 업체 슈퍼데이터는 XR 시장이 2022년 4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 로라와 즈위프트 만남이 대표적이다. 가민코리아가 출시한 '네오 바이크 스마트 T8000'은 영상기술과 스트레인지 센서, 동적관성 기술을 접목했다. 레이싱 게임을 하듯 훈련을 즐길 수 있다. 즈위프트와 연동된다.

즈위프트는 게이미피케이션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다. 스마트 트레이너 또는 파워미터와 연계돼 온라인상에서 실내 레이싱을 할 수 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방식이 유사하다. 아이템과 경쟁이 존재한다. 현재 55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즐기고 있다.

건강한 실버생활 도구로도 주목받는다. 당뇨, 치매, 항암치료를 이겨내거나 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극복 안내봉'으로 활약한다.

몰입도와 성취감을 활용한다. 환자에게 치료 효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치료과정 불안감과 공포심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한다. 적합한 습관을 형성시킨다. 다양한 앱이 유통되고 있다.

게임을 통해 노년 신체 협응력을 올리기도 한다. 로버트 슈 머링 하버드 의대 박사와 폴 콘린 미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진은 온라인 게임이 당뇨병 환자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2012년 시작한 '핑거' 프로그램으로 치매에 대응한다.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치매 발병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다. 인지 훈련에 게임이 활용된다. 16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더니 치매 발병이 3년 이상 늦춰졌다. 치매 위험 노인에게 처방하는 '아리셉트'가 1년 정도 치매를 늦추는 것을 고려하면 효과가 좋은 편이다.

재활 훈련에도 게임이 사용된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 네오펙트는 교통사고, 질환 등으로 손가락 관절이나 근육 등이 손상된 환자를 위해 재활 과정을 돕는 스마트 글러브를 출시했다. 환자는 스마트 글러브를 손에 낀 채 화면을 보면서 게임을 즐기며 재활 동작을 수행한다. 단순 반복되는 재활 치료 동작을 다소 재미있게 따라 할 수 있게 된다.

피트니스, 의료에 치중한 기능성 게임과 별개로 '인스피레이션 게임'이라는 용어도 나왔다. 게임적 요소를 통해 정치적, 문화적으로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임이 소외되지 않도록 제안됐다.

이정엽 순천향대 교수는 “게임이 단순한 오락적 기능만 가진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다루고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 성숙해가고 있다”며 “기존 상업적으로 흥행해온 게임과 다른 게임이 등장해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다양성을 확보해 양극화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스 워 오브 마인'이나 '위 비컴 왓 위 비홀드' 같은 게임이 대표적이다. 디스 워 오브 마인은 생존게임이다. 민간인 입장에서 전쟁경험을 전달한다. 딜레마를 부여함으로써 전쟁에서 생존이라는 목표를 쉽게 달성하지 못하게 한다. 달성하더라도 타인 존엄성을 짓밟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플레이어는 여타 게임과 달리 질문하고 생각하게 된다. 보스니아 내전에서 포위된 사라예보 지역을 모티브로 게임을 제작했다.

위 비컴 왓 위 비홀드는 황색언론이 돼 군중을 촬영하는 게임이다. 갈등이나 자극적인 내용을 담았을 때만 기사가 나간다.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