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ED 칩 '맹공' 지속…국내 업계 '고전'

올 1~2월 수출 지난해比 59% 급감
삼성전자·LG이노텍도 버틸 힘 잃어
국내 조명업체, 中 시장 입지 축소
마이크로LED 등 신시장 개척 절실

LED. ⓒ게티이미지뱅크
LED. ⓒ게티이미지뱅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2월 對 중국 LED칩 수출액 현황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중국 업체 맹공으로 고전하고 있다. 올 1월에는 LED 칩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국내 기업 투자도 줄고 있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2월 LED 칩 중국 수출액은 395만3000달러, 수입은 358만6000달러 기록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976만2000달러)보다 59.5%나 급감했다.

2020년 1~2월 대 중국 LED칩 수출입 현황. <자료:관세청>
2020년 1~2월 대 중국 LED칩 수출입 현황. <자료:관세청>

반면에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중국산 LED 칩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1월에는 대중 무역수지가 75만6000달러 적자를 기록할 만큼 상황이 나빠졌다.

LED 칩은 삼성전자, LG이노텍 등 주요 대기업이 TV에 들어가는 백라이트유닛(BLU), LED 조명에 들어가는 칩 개발에 속도를 올리면서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공격적 투자와 중국 1위 LED 업체 산안광전 등이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기업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은 국내 LED 칩 수출액 15%가량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업체 약진으로 국내 업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LED 칩을 중국에 월 1000만달러(122억원)까지 수출하기도 했지만, 2018년부터 중국 수출이 줄면서 현재는 월 200만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국내 한 LED 칩 업체 대표는 “현재 LED 칩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시장 전반 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중국이 저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면서 국내 업체가 고전하고 있다”며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제품 선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ED 칩을 만들었던 대기업들도 관련 사업을 정리하거나 신규 투자를 주저하는 모습이다. LG이노텍은 최근 조명, UV-LED 사업 철수 계획과 함께 마지막 주문 시점을 국내 조명 회사에 전달했다. 조명 회사들은 새로운 LED 칩을 사용한 인증 작업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LED사업팀도 최근 눈에 띄는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한 조명 업계 관계자 “지금도 국내 LED 조명 업체가 중국 업체에 뒤처지긴 했지만, 대기업이 LED 부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더욱 큰 타격이 올 것”이라며 “자본을 가진 국내 대기업이 시장에서 멀어질수록 부정적인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