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업체인 라간정밀이 3월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간정밀은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카메라용 렌즈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라간정밀은 3월 매출이 54억4000만대만달러(약 22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보다도 48% 늘어났다. 라간정밀은 “역대 3월 매출 중 최대 실적”이라고 전했다. 1분기 전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32억대만달러(약 5368억원)로 집계됐다.
라간정밀은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라간정밀은 애플 신제품인 '아이폰 SE2'와 삼성전자 '갤럭시S20', 화웨이 'P40'에 렌즈를 공급했다. 아이폰SE2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품으로 지난 2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 감소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라간정밀이 호실적을 기록한 건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확산(팬데믹)이 선언된 건 3월 11일이다. 부품은 완제품 생산에 앞서 주문을 받아 공급되기 때문에 라간정밀이 양호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다른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라간정밀 렌즈는 국내 LG이노텍에서 카메라 모듈로 만들어진 뒤 애플로 공급된다. 아이폰 핵심 렌즈 공급사인 라간정밀이 양호한 실적을 내놨기 때문에 애플에 가장 많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LG이노텍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아이폰 부품 공급 우려에도 아이폰SE2 초도 물량과 환율 효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LG이노텍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6900억원, 영업이익 817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LG이노텍 1분기 실적은 이달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