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단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디스플레이 팹(fab) 가동률이 곤두박질치면서 LCD 패널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55인치 4K 초고화질(UHD) LCD TV 패널 가격은 평균 111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102달러와 비교해 9% 상승했다. 해당 패널 가격이 11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9년 7월 이후 7개월 만이다.
65인치 4K UHD LCD 패널 가격은 170달러로 나타났다. 2020년 1월보다 8달러 오르면서 작년 8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중소형 사이즈 패널도 가격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2월 기준 32인치 고화질(HD) 패널은 36달러, 43인치 풀HD 패널은 75달러, 50인치 UHD 패널은 111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물론 2016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LCD 패널 가격 상승은 세계 시장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공급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는 지난달 중국 내 주요 패널 제조사의 LCD 팹 가동률은 기존 대비 최대 20% 이사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BOE가 우한에 구축한 10.5세대 LCD 팹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LCD 생산차질이 장기화되면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돼 당분간 가격 상승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LCD 시장은 중국의 생산차질에 따라 공급 감소가 수요 감소를 2배 웃돌고 있다”면서 “LCD 업체가 3년 만에 LCD 가격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국제 LCD 판가 상승에 따른 단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업체 밀려 고전했던 대형 LCD 패널 부문 수익성이 단가 상승으로 인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과 LCD 패널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는 것도 사업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LCD 생산차질과 글로벌 TV 업체들의 전략적 LCD 패널 재고축적 등에 따라 갑과 을의 시장 지위가 변화할 것”이라면서 “LCD 공급자가 우위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