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이 국내 대학 최초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상생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 교비로 발주되는 공사 중 종합건설업체가 맡는 10억원 이상 공사부터 우선 시행,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상생결제 시스템은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하는 대금 지급 시스템이다. 계약자를 거치지 않고 약정은행 예치계좌를 통해 하도급사에 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다. 결제전산원이 지난 2013년 개발해 특허를 획득한 시스템이다.
하도급사는 안정적으로 결제대금을 확보할 수 있고, 발주기관도 결제대금 전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제방식으로 최근 공공기관과 대기업 도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건설공사는 불가피하게 여러 하도급 계약을 통한 공사가 진행되고, 발주업체에서 대금을 제대로 지급해도 계약자와 하도급업체 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포스텍에서 진행되는 공사는 대부분 지역 소규모 하도급사다. 작은 위기에 연쇄도산 우려가 있어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포스텍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10억원 이상 공사부터 상생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학은 대금을 약정은행을 통해 계약자에게 지급하고, 하도급업체에는 결제대금 예치계좌를 통해 하도급업체에 만기일에 지급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대학은 다소 업무 부담이 생기지만 하도급사 결제대금 흐름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거래기업 부도율을 개선할 수 있어 간접관리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하도급업체는 상위 거래기업이 부도가 나더라도 안정적으로 대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계약자인 종합건설업체는 예치계좌를 통해 이자수익을 받을 수 있고, 지급기한에 따라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혜택까지 받는다.
김무환 총장은 “상생결제 시스템 도입으로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에 빠진 지역 경제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텍은 한 해 동안 종합건설업체 대상 공사가 지난 3년간 평균 107억원 규모다. 상생결제 시스템이 첫 적용되는 공사는 조만간 시작하는 기숙사 리모델링 공사부터다. 이미 입찰 예정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마쳤다. 지난해 3월 기준 국내 360개 대학 가운데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특수대학인 한국폴리텍대 외에 상생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국내 대학은 없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