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이 공유경제 붐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만나면서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 주차업체는 물론 IT기업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반나절 이상 놀리던 주차장은 이제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이 됐다. 시장분석업체 IoT 애널리틱스는 2023년에 글로벌 주차 시장 규모가 38억달러(약 4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차 시장은 AJ파크와 파킹클라우드 등 기존 업체가 선두권 자리를 다투고 있다. 여기에 모빌리티 맵 기반의 IT대기업 카카오 모빌리티와 SK텔레콤까지 가세하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차 시장은 주차면을 구매하지 않고 운영을 대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 접근이 가능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플랫폼 경쟁인 만큼 모빌리티뿐 아니라 생활 편의시설까지 고려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설립한 AJ파크는 전국에 270여개 주차장을 운영하고, 600여개 주차장에 장비를 공급하며 이 분야에서 연간 1500억원 넘는 매출을 실적을 내고 있다.
회사는 최근 들어 1년에 100곳 안팎의 직영 및 장비판매 영업장을 추가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주차장 운영 대행·용역관리뿐 아니라, 주차관제장비 판매 등을 주력으로 주차장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엔 국내 최초로 주차시스템 렌털서비스를 도입했고, 차량 공유경제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모빌리티뿐 아니라 무인택배시설, 세차서비스 등 비대면 서비스 발굴에도 한창이다.
2009년에 설립한 파킹클라우드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반의 번호판 인식(LPR) 솔루션이 적용된 무인주차장 브랜드 '아이파킹'을 선보였다. 파킹클라우드는 전국 2600여곳의 아이파킹존에 설치된 모든 주차 관제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연결해 통합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제어한다. 민원이나 장애 이슈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고, 각종 시스템 업데이트도 원격으로 가능하다.
파킹클라우드 관계자는 “주차업계 최초로 AI 머신러닝이 적용된 LPR 시스템으로 차량 번호판 인식률을 크게 높였다”며 “얼룩과 장애물로 손상된 번호판, 임시·외교 번호판, 최근 새로 적용된 7자리 번호판 등 식별이 쉽지 않은 특수 번호판도 정확하게 판독해 주차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2월 아이파킹 무인주차장을 이용한 차량은 3963만6000대로 지난해 1932만9000대보다 105%(2030만7000대) 증가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기존 내비게이션 맵 경쟁에서 주차 시장으로 경쟁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2017년부터 '카카오T' 앱에서 가까운 주차 공간을 찾아주는 '카카오T 주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휴 주차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600여 개로 모바일 자동 결제 기능을 도입해 출차 시 차를 세워 정산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는 주차장을 고객의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모든 이동수단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플랫폼엔 택시뿐만 아니라 전기자전거, 전기스쿠터 등 모빌리티 이용뿐 아니라 카카오페이까지 활용할 수 있다. 회사는 지난 2016년 주차장 정보·예약 애플리케이션 '파크히어'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 '파킹스퀘어'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2017년 '카카오T 주차 서비스'를 출시하며 지자체 공영주차장과의 제휴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 T안에서 자동정산, 정기권 구매 등 가능하기에 카카오T의 강력한 플랫폼 기반에서 주차 서비스까지 확대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이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T맵주차'는 인기 내비게이션 앱인 'T맵'과 연동된다. 운전자가 목적지 주변의 주차장을 쉽게 찾는 것은 물론 T멤버십으로 주차비 결제까지 가능하다. 또 SK텔레콤 자회사인 보안업체 ADT캡스와 연동돼 주차 차량의 도난 등의 사고위험을 줄이는 차별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회사는 현재 300여 개 주차장을 확보했고, 올해 두 배 이상인 700개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