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비례대표 4명 당선권 재배치했지만…황교안 "정치는 약속, 대충 못 넘겨"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왼쪽)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오른쪽)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왼쪽)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오른쪽)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미래한국당이 수정 제시한 비례대표 후보안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황 대표가 '단호한 결단'까지 언급하자 새로운 위성정당 창당 관측까지 제기되는 등 비례대표를 둘러싼 보수 진영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황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논란과 관련해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며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미래한국당은 '괴물 선거법'에 맞서 혁신과 통합의 가치를 담는 희망의 그릇이었는데 국민의 열망과 기대에 거리가 먼 결과를 보이면서 실망과 염려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구태 정치, 나쁜 정치와 단절할 것이며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 잡아서 승리의 길로 되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이 모든 혼란은 더불어민주당과 추종세력의 괴물 선거법 결과”라며 “선거법 개정 총선 이후 해서 반드시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대충 넘어갈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통합당 영입인재 4명을 비례대표 앞 순번에 배치, 수정한 것으로는 갈등을 봉합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통합당에 반발에 4명의 순번을 당선권으로 재배치했다.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21번에서 3번으로,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22번에서 8번, 정경희 전 국사편찬위원은 27번에서 17번, 후보에서 빠졌던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0번으로 바뀌었다. 비례대표 당선권(20번내)에 4명이 포함됐지만 황 대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황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 직후 기자들에게 “그 당(미래한국당)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영입한 분들에 대해서는 그 분들이 우리 당과 함께 역할을 할 수 있고 역량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승리 대장정에 힘을 모아야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입장 차이가 있지만 모아서 갈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고 계획을 마련해서 미비점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도 “정치는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의 존엄을 짓밟는 일”이라며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정치인을 보면서 약속을 바위처럼 무겁고 들풀처럼 겸손하게 하자고 스스로 다짐한다”고 올렸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관위가 전날 결정한 비례대표 공천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통합당 지도부의 반발이 예상될 경우 최고위를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통합당 내에서는 미래한국당이 최고위에서 비례대표 공천 수정안을 의결해도 황 대표가 이를 받지 않고 신설 위성 정당 설립이나 타 정당과 연대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