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비례대표 공천 명단 논란과 관련해 결국 사퇴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제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을, 정말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저의 생각은 막혀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지도부 비판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으로 개혁 막아”
그는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밀실 공천이 아닌 '좋은 공천'을 하고 싶었지만 지도부 때문에 막혀버렸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한 줌도 안 되는 그 야당의 권력을 갖고 그 부패한 권력이, (내가)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며 “사실 제가 원했던 자리도 아니었다.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이 시간 이후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참 안타까운 것은 국회의원 임기가 2달여 남았다. 떠나는 자가 무슨 욕심이 있고, 무슨 훗날을 준비하겠냐”며 “정말 좋은 공천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저의 생각은 16년을 정치 해왔지만, 그냥 '어린 왕자의 꿈'이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 대표는 “그 가소로운 자들이, 그것도 권력이라고 자기 측근 가져다 박으려고 그런 모습들에 저는 물러서기 싫었다”며 “16년 의원생활 마무리 하면서 마지막으로 당과 국민에게 작은 봉사하고 나간다고 하고 맑은 마음과 깨끗한 정신으로 일을 맡았는데, 그 한줌도 안 되는 부패한 권력 같지 않은 권력 휘두르는 그들에게 타협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밀실공천을 없애고 공개적으로 좋은 후보들을 우리 국민들에게 선사를 하고 그 인물들을 갖고 통합당에도 좋은 이미지로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갖고 있는 이 당에 인사들이 저의 그 작은 꿈을 막아버리고 말았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관위원 독립적 권한 부여, 당대표라고 바꾸기 힘들어”
한 대표는 통합당의 영입인재가 당선권 이후로 밀려 논란이 됐던 공천에 대해 '잘한 공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젯밤에도 첫 번째 명단을 계속 보고 또 봤다. 참 잘한 공천이라고 생각한다”며 “열 번을 넘게 봐도 괜찮은 공천이었다. 젊은 유튜버가 다른 유튜버에게 시기, 질투일지 몰라도 비난 받을 때 좀 억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젊은 여자 변호사가 왜 1년 경력 갖고 비례를 받을 수 있냐는 비난을 받을 때도 참 억울하겠다 생각했다”며 “그 젊은 여성 변호사 만난 적은 없지만, 유튜브 등 그 분이 해냈던 연설이나 토론, 고등학교 때 했던 토론 같은 것 정말 백미였다.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저도 맨 앞순위를 얘기해오던 분이었는데, 공관위원들 중에 젊은 위원들이 있었는데 윤 관장이 우리의 젊음과 전문성, 전투력에 좀 부족하지 않는가. 그래서 후순위로 밀렸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관위원들에게 독립적 권한을 줬는데 당대표라고 바꿀 수 없었다. 그분에겐 정말 죄송하고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당선권 20번 내 인사들 명단 변경 안 돼”
한 대표는 “저를 이렇게 사퇴시키는 데 성공한 분들에게 한 가지 부탁한다. 어제 새로 고쳤던 명단을 고치지 말아달라”며 “그 명단은 고치면 안 된다. 지금도 어떤 세력들은 자기들이 정치적 이유로 끼워 넣고 싶은 인사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적어도 20번 안에 들어가는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 된다. 그것까지 바꾼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부디 통합당과 한국당이 서로의 욕심을 버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 자기부터 버리고 하나가 되기를 바라고 저는 이제 떠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참으로 많지만, (총선인) 4월 15일 지나서 이야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20대 총선처럼 당내 분란으로 우리가 다시 저 좌파 정부에게 과반수를 넘겨주면 안 되지 않나. 오로지 그런 충정으로 당의 승리를 위해 입을 다물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