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인도 진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 정부 정책에 따라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이 인도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어서 피해가 크지 않겠지만, 업체들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등이 인도 정부 방침에 따라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도 정부 방침에 따라 노이다소재 생산법인을 25일까지 일시 가동 중단한다”면서 “(제품) 공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은 삼성의 스마트폰 단일 생산기지 중 최다 생산능력을 갖춘 곳이다.
LG전자 역시 인도 노이다와 푸네에 있는 생산법인 운영을 중단한다.
LG전자는 “주정부의 긴급명령에 맞춰 노이다와 푸네에 있는 생산법인은 23일부터 3월 말까지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 노이다 공장에서는 세탁기 등 가전 제품을 주로 생산하며, 푸네 공장에서는 세탁기와 함께 스마트폰도 일부 생산한다.
현대자동차는 첸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임직원 안전 보호와 정부 방침 준수를 위해 이달 말까지 인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첸나이 공장은 연간 7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추고, 현지 전략 모델인 크레타와 베뉴 등을 생산한다.
기아차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기아차는 안드라프라데시가 이번 인도 정부의 사업장 중단 대상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추가로 지정될 수 있어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업장 운영 중단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내렸다.
31일까지 첸나이, 칸치푸람, 뭄바이 등 75개 도시에 대해 병원, 관공서, 식료품 등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 운영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외에도 인도에 진출한 많은 국내 기업이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일시 공장 가동 중단은 큰 피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추가 생산 등으로 물량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는 변수다. 이 경우 글로벌 생산체인을 조정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
업계는 일시 생산 중단보다 판매 매장 운영 중단에 따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우려한다. 인도 시장은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매장 운영 중단은 매출 감소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은 일시 중단하더라도 추후 생산 재개시 추가 생산을 하면 공급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제품을 판매할 매장들이 문을 닫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인도정부, 75개 도시 사업장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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