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이미지센서를 결합한 새로운 '인지 센서'로 에지(Edge) 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박준영 UX팩토리 대표는 새롭게 개발한 칩을 소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UX팩토리가 개발한 칩은 이미지센서에 AI 기술을 접목한 에지 디바이스용 칩이다. 기존 스마트폰이나 가전 기기에 장착됐던 이미지센서와는 아예 다른 성격을 지닌 새로운 칩이다.
최근 이미지센서 업계 트렌드는 '고화소'다. 이미지 최소 단위인 화소가 1억개가 넘는 제품이 출시되는 등 반도체 기업 간 화소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고화소 이미지센서는 사용자 얼굴 인식이나 QR코드 인식용으로 활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전력 효율성 면에서도 문제가 생긴다는 게 박 대표 설명이다.
UX팩토리가 개발한 칩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한다. 주요 이미지센서 옆자리에 위치하게 될 이 '인지'용 센서는 얼굴 인식이나 사물, QR코드 인식에만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UX팩토리의 AI 칩 기술과 국내 이미지센서 설계회사 기술이 결합했다. 이 칩은 전자기기가 사물을 인지할 때 전력량을 기존 센서보다 100분의 1까지 줄이는 초저전력 칩이다.
박 대표는 “기존 이미지센서의 사물 인식 가동 전력이 1W(와트)였다면,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전력을 최대 10㎽(밀리와트)까지 낮출 수 있다”고 전했다.
기기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동작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칩 자체 AI 기능으로 스스로 사물을 인식하는 '올웨이즈 온' 기능도 내재됐다. 또 사진 촬영용 이미지센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화소가 쓰이기 때문에 사용자 얼굴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박 대표는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그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 거울, 로봇 청소기, 드론 등 소비자가 마주하게 될 차세대 '에지' 디바이스에 이 칩이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 가전 시장은 반도체 스타트업 UX팩토리가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박 대표 주장이다. 대량 생산보다 각 가전 분야별 '맞춤 반도체'가 필요한 이 시장에서 스타트업 특유의 기동력으로 고객 요구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는 산업용과 소비자용 AI 칩의 경계가 상당히 희미했는데, 이 칩으로 두 분야 시장이 명확하게 나눠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하반기 샘플 칩으로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 이 칩을 본격 양산해 가전 기기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이 칩으로 아이디어가 생명인 국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국내 중소·중견 팹리스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