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포털이 다음 달 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을 앞두고 총선모드에 돌입했다. 총선페이지는 양대 포털 뉴스 서비스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최근 총선 특집페이지를 오픈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과 '개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개인별로 맞춤한 콘텐츠를 각각 제공해 뉴스 소비를 높이고 편향성 논란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각 사가 확보한 신기술을 총동원했다.
◇네이버 '완전한 개인화' 추진
네이버 이번 총선페이지에서 '완전한 개인화'에 도전한다. 개인 관심사에 맞게 각각 선거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관련 추천 콘텐츠 퀄리티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네이버 인공지능 추천시스템 AiRS로 개발한 '키워드 뉴스'가 핵심이다. 사용자 활동을 바탕으로 각자 관심도가 높은 키워드를 자동으로 추출해 개인화 뉴스 페이지를 제공한다.
AI가 관여하지 않는 부분은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선거 관련 뉴스를 모아보는 '언론사 PiCK'이다. 네이버는 “다양한 관점으로 선거 관련 뉴스를 소비할 수 있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특집페이지 구성에 들어가는 자원을 최소화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네이버는 이를 '컴포넌트화(Componentization)'라고 명명했다.
수년마다 반복되는 선거 특성상 공통·반복적으로 쓰이는 템플릿을 모아 재사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선거 콘셉트와 브랜드 정체성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특집페이지 구성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네이버는 “컴포넌트화를 통해 절약한 리소스는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는 데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총선에 앞서 지난해부터 뉴스, 실시간검색어와 댓글 서비스를 손봐왔다. 네이버 인력 개입을 최소화하고 개인화에 방점을 찍었다.
네이버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뉴스 편집을 완전히 AI에 맡겼다. 급상승검색어(실검) 서비스는 지난해 연말부터 연령별로 나눠서 제공하고 개인이 주제별로 노출도를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이달부터는 댓글 이력을 공개한다. 조만간 댓글 시스템에서 특정인 차단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러한 작업이 끝나면 대부분 이용자가 '자신만의 네이버 화면'을 보게된다.
◇ 공격적 뉴스 서비스 개편 추진하는 카카오 “공정·사실·중립”
카카오는 포털 다음과 뉴스섹션과 카카오톡 #탭에서 특집페이지 등 총선 관련 서비스를 운영한다.
카카오는 △공정하고 충실한 선거정보 제공 △사실에 기반한 뉴스와 정보 제공 △정치적 중립 준수를 운영 원칙으로 꼽았다. 편향성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 역시 개인화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카카오톡에서 '뉴스봇' 채널을 친구로 추가하고 원하는 후보자나 지역구 키워드를 알림으로 등록하면 조건에 따라 선별한 뉴스를 받아볼 수 있다.
다음뉴스 제휴 언론사 총선 관련 뉴스를 키워드 기반으로 클러스터링해 최신순으로 배열한다. '지역구별 뉴스'는 유권자가 관심 있는 지역 뉴스만 골라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역은 특별시, 광역시·도 하위의 선거구 단위로 구분한다.
특집 페이지 우측 하단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선거 관련 허위사실 및 비방 게시물 신고 배너를 배치했다. 언론중재법에 의해 피해구제보도된 기사 모음과 오보와 권리침해 신고 메뉴도 운영한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4월 2일부터 14일 24시까지 실명 인증한 이용자만 뉴스 서비스 댓글을 작성할 수 있다.
카카오는 실검과 검색어에서 네이버보다 강화된 정책을 운영 중이다. 포털 2위 사업자인만큼 서비스 변경에 부담은 덜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연달아 연예뉴스 댓글과 인물 관련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했다.
실시간검색어는 2월 완전히 폐지했다. 같은 달 26일 댓글 신고에 '차별 및 혐오' 표현 신고 항목을 신설했다. 욕설을 넘어 악성 댓글 자체를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다음에서 뉴스 서비스 전면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구독과 개인화에 초점을 맞췄다. 총선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