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 연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 회장은 2023년 3월까지 신한금융 '2기 체제'를 지휘하게 된다.
조 회장 연임에는 '법률 리스크'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조 회장은 채용 비리 혐의로 지난 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조 회장이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조 회장 연임 안에 반대안을 권고했고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법률 리스크를 이유로 연임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일동포(약 15%), BNP파리바(3.55%), 우리사주(4.68%) 등 우호지분을 바탕으로 연임안이 통과됐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조 회장의 최대 과제는 고객 신뢰 회복이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 사태를 낸 파생결합펀드(DLF)의 불완전 판매 논란으로 금융권에 대한 고객 신뢰가 추락한 상황이다.
또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신한금융투자 등이 검찰 수사에 연루돼 있다. 이날 주주총회가 열린 신한은행 본사 앞에는 라임 펀드 투자자들이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조 회장은 주총에서 “지난해부터 금융권 전체가 투자상품 판매 중단 사태를 맞는 등 고객들의 실망이 컸다”며 “올해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영업 방식도 전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영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과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 회장 연임으로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원 신한(One Shinhan) 협업체계를 통해 신한금융그룹만의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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