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략물자 수출입 관련 예산을 20% 넘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를 반면교사 삼아 통제와 대응에 고삐를 죈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0년 국가보조현황에 따르면 전략물자 수출입 통제기반 구축 예산은 83억8900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작년 68억6600만원보다 22.2%(15억2300만원) 늘어난 것이다. 2018년 55억1200만원과 비교할 때 증가폭은 52%에 이른다.
산업부는 전략물자관리원에 예산 전액을 배정했다. 기관운영비로만 예산의 52%에 이르는 44억3600만원을 할당했다. 작년 39억8000만원보다 11% 늘렸다. 또 전략물자 안전수출 지원에 두 번째로 많은 20억300만원을 할당했다. 같은 기간 13억3100만원에서 50% 확대했다.
산업부가 예산을 큰 폭 늘려 전략물자관리원에 지원한 것은 일본 수출규제에서 드러난 전략물자 관리 중요성을 인식, 대응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작년 7월 일본은 플루오린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불화수소 등 반도체 3대 소재의 대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전략물자를 관리·담당하는 공직유관단체다. 일본 수출규제 당시 통제대상 품목을 확인, 홍보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홈페이지 내 일본 수출 규제 설명 등을 게시하고, 기업애로 해소 창구 등을 별도 마련했다. 각종 설명회를 개최, 기업 혼선도 최소화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칼'도 쥐고 있다. 어떤 수출 품목이 전략물자에 해당되는지 등을 심사, 판정한다. 산업부는 이를 토대로 전략물자수출입고시를 한다. 우리나라가 어떤 목적에서 수출 규제에 나서야할 경우 전략물자관리원과 협의가 필수라는 얘기다.
산업부는 수출 통제시 우리나라 입장을 반영하고 해외 정부·기관과 공조를 강화하는 등 전략물자 국제협력에도 예산 7700만원을 배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략물자 예산은 전부 전략물자관리원에 할당했다”면서 “예산을 크게 늘린 것은 작년 일본 수출규제로 전략물자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략물자 수출 관리를 선진화해 전략물자를 효과적으로 관리, 통제해 나갈 것”이라면서 “기관 운영, 전략물자 안전수출 지원, 수출관리 선진화 등 세부 용도에 맞게 예산을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