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악재로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3%(925억원) 감소했다. 카드이용자 확대로 이용액이 매년 증가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여파가 가장 컸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로 카드사 손실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지원책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6개월간 상환유예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자금회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향후 경제악화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여전…순이익 전년 대비 5.3% 줄어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IFRS 기준)은 총 1조6463억원으로 전년(1조7388억원) 대비 5.3%(925억원)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2.0%(2398억원)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에 영업확장에 따른 자금조달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 기간 자금조달비용은 전년 대비 5.9%(1075억원) 늘어났다. 카드이용이 늘면서 부가서비스 등 지출도 늘어나 마케팅비용도 전년 대비 7.7%(5183억원) 증가했다. 대손비용도 8.9%(1913억원) 확대됐다.
이용액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874조7000억원으로 전년(832조6000억원) 대비 5.1%(42조1000억원) 증가했다. 할부수수료 수익이 18.6%(3044억원)이 급증하고 카드론 수익도 3.9%(1460억원) 확대되면서 총수익은 1.6%(3887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1097만매로 전년 말(1억506만매) 대비 5.6%(591만매) 증가, 체크카드는 1억1158만매에서 1억1094만매로 0.6%(64만매)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간편결제를 비롯해 온라인 상에서 카드결제가 늘어나면서 전체 카드 이용액이 매년 폭증하고 있다”면서 “다만 수수료 감소에도 부가서비스 등 기존에 카드 회원에게 제공하던 혜택 조정이 어려워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대출 상환 우려…부실률 확대 가능성에 '전전긍긍'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이어 올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카드사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기존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4월 1일부터 6개월간 유예하는 특단의 대책을 꺼내 이 기간 대출금 상환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취약 차주의 카드론 부실 가능성도 우려 이유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이용액은 105조2000억원으로 전년(103조8000억원) 대비 1.3%(1.4조원) 증가했다. 이 기간 카드론은 4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한 반면에 현금서비스는 59조1000억원으로 2.8%(1조6000억원) 감소했다.
카드론의 경우 신용도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최장 36개월 동안 빌려준다. 카드론 대출금리는 카드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5~20%다. 은행권 신용대출 등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매월 수입이 안정적인 직장인보다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월별 수입이 일정치 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자 60~70%가량이 다중 채무자라는 점이다. 게다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경우 코로나19로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실이 확대될 우려가 크다.
자료:금융감독원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