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대응에 메신저 '라인'을 동원한다. 가입자 8000만명 이상인 라인을 중심으로 전국 환자, 증상 파악에 나선다.
라인은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로 지난해 말 기준 일본에서 약 8700만명이 가입한 점유율 1위 서비스다.
라인은 31일부터 일본에서 라인메신저를 통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전국 조사'를 실시한다. 라인이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2011년 서비스 개시 이래 처음이다.
31일 조사를 시작해 4월 1일까지 응답을 받을 계획이다. 라인은 공식 계정을 통해 모든 이용자에게 순차적으로 질문 메시지를 전달한다.
라인 설문조사는 건강 상태를 '평소와 같다' '37.5도 이상 발열' '목이 아프고 매우 나른하다' '기침을 한다' '기타 이상이 있다' 다섯 가지로 묻는다. 응답에 따라 증상 발현 시기와 외국 방문 유무를 체크한다.
라인은 일본 정부와 협력해 이번 조사를 전국적으로 진행한다. 일본 정부가 라인을 활용해 대국민 조사를 하는 것이다.
라인과 일본 후생성은 앞서 이달 27일부터 30일까지 사이타마현, 치바현, 도쿄도 거주자를 대상으로 '신형 코로나의 상황 파악 설문 조사'를 실시해 약 16만명 답변을 얻었다.
라인은 30일 일본 후생노동성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클러스터 대책에 이바지하는 정보 제공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1일까지 1차 조사를 진행한 후 두 번째 조사는 4월 5일 진행할 방침이다.
라인은 조사결과를 후생노동성에 제공한다. 후생성은 라인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상황 파악과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한 대책 검토에 활용한다.
라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조사는 전국에서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라인을 이용하는 일본 전국의 이용자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라인을 수집한 데이터를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통계처리 한다. 또 취득한 데이터는 본 목적의 조사·분석 후 파기할 계획이다.
라인은 일본 정부와 협력해 코로나19 확산에 적극 대처 중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달 중순 라인헬스케어와 손잡고 의사와 원격으로 연결되는 무료 건강 상담 창구를 설치했다. 코로나19 증상자가 무분별하게 병원을 찾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라인 자회사인 라인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원격의료 서비스 '라인 건강관리'를 출시했다. 라인을 통해 내과·소아과·산부인과·정형외과·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할 수 있다. 코로나19 가 확산하며 라인 건강관리 이용자는 최근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 이용 건수는 1월보다 40배 이상 증가했다. 절반 정도가 코로나19 관련 상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