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바이오 기업은 최근 전환사채(CB)만기를 앞두고 걱정에 빠졌다. 투자자와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해야할지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을 정도다. 최근 주식시장이 코로나19로 폭락하면서 주식가격이 하락해 CB를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A사 후보물질 다수가 해외와 국내서 임상 1, 2상을 진행 중으로 자칫 현금 조달에 실패해 기존 사업까지 영향을 받을까 걱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CB만기를 앞두거나 만기가 지난 바이오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상장 바이오기업 대부분 당장의 매출,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칫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B는 주식과 채권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연된 채권이다. 전환 전 사채로서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전환 후에는 현금과 이자 또는 주식으로 이익을 얻는다.
일반적으로 CB발행 후 1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가능한 권리가 생긴다. 바이오 상장사 대부분 전환가격보다 주식이 높게 형성 돼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사업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문제는 최근 주식시장이 코로나19로 폭락 등 전환가격이 주식보다 낮은데 있다. 때문에 CB를 사들인 금융사 등은 시장 변동을 우려해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주식전환을 꺼린다.
업계 관계자는 “CB는 신용등급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임상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바이오기업으로서 자금을 조달하는 좋은 방법”이라면서 “다만 현재처럼 자금이 순환되지 못하고 금융사가 주식이 아닌 현금을 요구하게 되면 CB를 갚지 못하는 모라토리엄이 생기는 등 기존 사업에 타격을 입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업계는 현재 자본시장이 코로나19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직면한 만큼 기업 특수성을 고려해 금융권 상생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CB가 주식가격 하락에 따라 현금과 이자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칫 단일 채권기업이 주식이 아닌 현금회수를 노릴 경우 연쇄적인 현금유동성 악화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는 “현재 바이오기업은 임상시험을 하고 해외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이동금지뿐 아니라 임상도 제대로 진행이 안되는 상황”이라면서 “기업이 지속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급하지 않은 돈에 대해서는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상장 바이오기업은 매출을 내지 못하더라도 신약개발 이후 높은 사회적 부가가치를 만드는 분야”라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업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금융권이 스스로 나서고 정부도 이에 대한 보증을 하는 등 바이오산업 성장에 안정성을 담보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