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을 더욱더 절실히 체감한다. 디지털 라이프 관점에서 돌아본 우리 생활은 10년 전과 너무나 다르다.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과거로 돌아가면 낯설고 생소한 기술이 하나둘 일상 속에 자리 잡아 가면서 시간·공간·물리 한계를 허물고 있다.
외출 때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 안 보일러를 끄는 정도의 기능은 이미 그리 놀랍지도 않은 기술이 됐다. 누구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맛집 찾기, 길 찾기, 가격 비교 등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한다. 또 관리하고 제어하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기계가 알아서 해 주는 기능도 많아져 AI 스피커에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음악 좀 틀어 줘” “주변에서 제일 가까운 카페 좀 찾아 줘”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인간과 AI 스피커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영상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일상과 밀접해진 미래 기술은 이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기도 하고 사회와 직업 틀도 변화시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2018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신서비스 판매원이나 텔레마케터와 같은 직군은 향후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격증이 필요한 회계사나 세무사도 자동화 가능성이 농후한 상위 20대 직업에 올랐다. 국제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드론 배송 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운송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 기업은 이러한 미래 기술을 4차 산업혁명 기술이라 부르며 핵심 기술 개발과 최적화·상용화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롭게 등장할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자 한다.
기업들은 가전, 전자기기, 자동차 등과 같은 제품들의 주춤한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 더욱 지능화된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환경·교통·범죄 문제 등 국가 및 사회 문제 해소를 위해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홈에도 주목한다.
앞으로는 지능형 카메라와 영상처리 기술이 탑재된 거울이 사람 얼굴·체형을 인식해서 건강 상태 확인 및 스타일 점검을 돕고, 운전자 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전하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령·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사람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장치가 일상화되는 등 인간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 발전이 국가와 사회, 경제, 산업 등이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기술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생물상의 한계로 할 수 없던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는 오감과 감성까지도 교류가 가능할 것이고, 일상생활에서 사람이 판단하고 결정하기 어려운 순간에 알아서 척척 해법을 제시하는 AI도 등장할 것이다. 기술 발전이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일상생활에 활용될 10년 뒤인 2030년쯤에는 우리 일상생활에 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지 기대된다. AI가 적용된 가정과 직장에서 생활하고 있을지, 공간 제약을 뛰어넘은 시스템을 통해 재택 근무를 하고 있을지, 홈 로봇 집사가 연로한 부모님과 어린 자녀를 돌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일부 미래학자들은 기술 발전에 대해 걱정 어린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인류는 그동안 변화에 대한 적응을 통해 더 나은 터전을 만들어 왔다. 앞으로 많은 변화 속에서 우리 삶이 더 풍요로워지길 기대해 본다.
변기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스마트전자 PD gybyun@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