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와 두산중공업이 4조원에 육박하는 카타르 담수복합발전소 수주를 중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카타르 퍼실리티 E 담수복합발전소' 수주 입찰을 철회했다.
한전은 사업 공동 참여자이던 현지 업체 말라코프의 중도 이탈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애초 한전은 입찰 자격 요건 가운데 하나인 담수 기술과 실적을 채워 줄 파트너로 말라코프를 낙점, 사업 공동 참여자로 끌어들인 바 있다.
그러나 말라코프는 내부 사정 등을 이유로 지난 2월 사업 참여 철회를 한전 측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말라코프 대안으로 담수 업체 여러 곳과 접촉했지만 공동 사업 참여를 끌어내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으로서는 입찰 자격 미달로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입찰 철회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 퍼실리티 E는 사업비만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우리나라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일본 미쓰비시 등 경쟁사보다 수주 가능성이 짙었다. 한전 컨소시엄에 참여한 두산중공업에도 악재다. 두산중공업은 주력인 석탄화력발전소 수주가 급감, 경영난을 겪고 있다.
추가 수주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카타르 수전력청은 퍼실리티 E를 포함, 수전력 프로젝트에만 예산 100억달러(11조7500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인 가운데 한전이 사업을 추가 수주하기 위해서는 사업 이력이 필요하지만 이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맥이 빠졌다. 정부는 카타르 한국대사관을 통해 사업 수주를 측면 지원해 왔다. 지난해 7월 당시 이낙연 총리가 카타르에서 압둘라 총리를 만나 퍼실리티 E 사업 지원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퍼실리티 E 수주 입찰을 철회한 것은 맞다”면서 “말라코프가 내부 사정 등을 이유로 운전·정비(O&M) 분야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통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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